즐겁던 3일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마지막날이 되었습니다.
항상 그렇듯, 세부에서는 몇 배 이상의 빠른 흐름으로 시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잔뜩 흐려져 있습니다.
살짝 빗방울도 떨어지네요.
작은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콘도에서 나와 EGI호텔 후면 쪽으로 수영장쪽으로 산책을 즐겼습니다.
식당 너머 오른쪽으로 조류원(鳥類園)에 들어가보니 온갖 새들이 우릴를 반겨 줍니다.
산책길에 나서면서 콘도 사무실에 들러 예쁜 사무실 직원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쁜 여자를 보면 즐거운건 저도 수컷인 이상 우쩔수가 없나 봅니다. 흐흐~~ 생각 해보니 뉘댁 규수인지 함자도 아니
물어 보았네요 ㅡㅡ;
새들이 십여종이 있고 앵무새 종류들이 특히 많은것 같아서 우아하게 토킹어바웃을 해볼까 했더니만 한국말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ㅡㅡ; 그래서 영어로 '알라뷰'를 외쳐보았는데 그것도 잘못알아 듣는 것 같더군요.
아마 씨부아노 정도만 알아 듣는것 같습니다. 무식한 앵무새들...ㅡㅡ;
수영장쪽에서 바라 본 EGI호텔 전경입니다.
꽃과 해변이 구도가 좋아보여 여러사람을 찍어주었는데, 달랑 마누님 사진 한장 건졌습니다.
그나마 복원해보니 색깔이 좀 나오더군요. ㅠㅠ
카메라의 사진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을 뒤늦게 간파한 저는 동영상으로 제 면상을 들이 밀어 봅니다.
꼼수의 달인답게 영상을 캡쳐해서 스틸사진을 만들 생각을 했던 거지요 ^^;
산책을 마치고 이젠 세부를 떠나기위해 짐들을 챙겼습니다.
콘도측에 전날 신청했던 조비스 한 박스가 제법 무게가 나갑니다.
하나 집어 들게되면 꼭 바닥을 확인하게 되는 무시무시한 중독성의 조비스... ㅡㅡ;
11시에 맞추어 바깥으로 나오니 어제 오후내내 우리랑 함께 했던 '빅'이
로비에 차를 대기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콘도에 그 예쁜 아가씨에게 전날 남긴 소주를 양도(코리언매니저에게 전달해주세요~!) 하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잠시 세이브모어에 들러서 처남의 드라이망고를 대량 구입한 후, 곧 바로 막탄슈라인으로 향했습니다.
저에게 막탄슈라인은 이번이 두 번째.
굳이 다시 찾을 만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엔 가족들과 함게 돌아보면 좋을 듯 하여
낑겨 넣었습니다.
도착을 하니 빗방울 알갱이 갯수가 더욱 많아지고 있네요.
잠깐 망설이고 있는 사이, 공원 앞에서 서성이던 필리핀친구 3~4명이 우산을 들고 다가옵니다.
한 사람에 하나씩 우산을 받쳐 주겠답니다. 그러면서 우산하나에 1달러씩 부르네요. ^^;
음... 필요없구, 5개 빌려서 두 사람에 하나씩 쓰고 다니면 될 것을....
100페소를 달랑 대여비로 주고 다섯개만 대여해서 막탄슈라인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넓다란 우산에 빗방울 소리를 들어가며 한가로이 공원을 걷게되니 꽤나 운치가 있습니다.
막탄슈라인은 500년전 마젤란이 스페인군을 이끌고 막탄섬으로 진군 해오자 친화를 거부했던 막탄섬 부족의
추장 '라푸라푸'가 바로 이 자리에서 용감이 맞서싸워 마젤란을 죽이고, 스페인군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곳입니다.
재미난 것은 필리핀사람들은 라푸라푸나 마젤란이나 다 영웅으로 취급하는 것 같더군요.
하긴 그도 그럴것이 현재 국교의 위상을 누리는 천주교를 마젤란이 안겨 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막탄슈라인을 나와서 바로 옆 작은 시장통에 들어갔습니다. 제 기억의 오류가 잦은 편이지만, 예전에 왔을때보다 너무나 작고 초라한 곳이군요.
두 자매들이 학교친구들 기념품들을 몇 개 산것 같습니다. 개구리지갑을 못 사서 많이 서운했을 듯..
막탄슈라인을 빠져 나와서 이젠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할 시간.
점심은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전통식은 충분히 먹어보았고 '논끼'라는 일본식당 에서 회 한사라는 먹어야 겠다고 정해 놓았던지라, 빅에게 " 듀유노우 논끼? "
" 옛 써~~"
빗길을 달려서 마리나몰 근처에 도착해보니, 마침 논끼 바로 2층에 누엣타이 맛사지가 있군요.
전날 시간이 맞질 않아 마사지를 포기 한탓에 맘에 걸렸는데 잘 됬다 싶었습니다.
저 같은경우 여러번 필리핀을 찾았지만 마사지를 달랑 1회받고 가기는 처음인지라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공항에서의 시간을 고려해보니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것 같아 점심식사후 풋마사지를 예약했습니다.
150페소 였지만 단지 '30분만' 원한다고 했더니 100페소로 조정을 해주네요. ^^;
한참 기다려서 논끼에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와우~~!!
이거슨 바로 '아트' 예술이여!
참 많이도 먹었네요. 음식도 다양하고 맛도 좋고, 마지막 필리핀에서의 식사인지라 아끼지 않고 팍팍!주문을 했습니다.
나중에 계산을 하다보니, 지금까지 여러식당에서 먹었던 금액 중 최고~!
8,000페소가 약간 안되는 거대 금액이 나오는 군요 ㅋㅋ
그래도 제일 즐거운 점심식사였습니다. ^^;
점심시간이 길어지면서 예정보다 늦게 누엣타이 들어가서 잠시 발마사지를 청했습니다.
짧은 순간에도 스르르 잠이 옵니다.
눈떠보니, 애고~ 2시 30분!!
다소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
비행기 시간은 3시 55분 이었지만 그래도 항상 두시간 전에는 공항에 들어가서 수속을 밟곤 했는데,
겨우 한 시간 조금 남았습니다.
부랴부랴 빅에게 동전까지 뒤져서 팁을 주고 인사를 한 후
공항에 들어서니,
시간은 이미 2시 40분. 한 시간 정도밖엔 안 남았습니다.
세부퍼시픽 카운터에 가기전에 화장실에서 다시 긴팔,긴바지를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나오니
거의 3시가 넘어 가네요.
하지만 아직도 여유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카운터에가서 수하물을 맡기고 티켓팅을 시작했습니다.
수하물 무게를 재니 76.5Kg
우리의 허용치인 80Kg가 초과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 3.5kg 여유가 생깁니다.
여권을 한장 한장 입력하면서 티켓이 프린트 되어 나옵니다.
아.. 시간은 많이 남질 않았지만 그래도 순조 롭습니다.
카운터 중간에 약간 복스런 아가씨가 연신 콧 노래를 부르며 여권을 나누어 줍니다. ~~♪♬ ♩~~
그러던 한순간..,
갑자기 여권을 다시 보자고 합니다.
다시 달라고 한 여권은 바로 초딩 두자매의 여권.
잠시 인상을 쓰더니 열심히 자판을 두들겨 댑니다.
제가 " 애니 프라블럼??? "
-
-
" 웨잍! "
-
말도 안해주고 열심히 두드리는데 뭐가 잘 안되나 봅니다.
'웨잍' 소리만 반복하며 그러길 15분이상... ㅠㅠ
이륙시간은 30분도 안 남았는데 답답해지기 시작합니다.
뚱띠 아가씨는 말을 안해 주기에, 옆에 젊은 남자 직원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보딩패스에 문제가 좀 있어서 수정을 해야 한다" 는 군요.
그런데 전산에서 쉽게 수정이 안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물어보니
아이들 티켓이 어덜트, 그러니까 '성인용'으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 아하~~!!
바로 대뇌의 피질을 뒤집고, 전두엽을 후벼파는 한가지 일이 번쩍!생각이 납니다.
언젠가 처남이, 이미 가기로 한 어른들 티켓에약을 다 해 놓은 상태에서 전화를 했습니다.
" 매형, 아무래도 아이들 둘을 데려가면 좋겠는데, 어찌 방법이 없겠어요? "
아이들이 아직 비행기를 한번도 못 타봤으므로 꼭 데려갔으면 좋겠다는 것과, 아이들 못가면 처남댁도 못 가겠다는
절반의 협박... ㅡㅡ;
그래서 세달 전인가 세퍼에서 50%프로모 떳었을때, 두 아이들 표를 뒤늦게 발권하게 된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두 아이들의 보호자 없이는 발권이 불가 되더군요.
상황을 파악해 보니 성인(成人)이, 특히 같은성(姓)의 아버지가 함께 발권이 이루어져야 하는 규정이 있나 보더군요.
그래소 제가 꼼수를 발휘해 아이들 타어난 해를 2년씩 더 올려서 '성인표'로 발권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에, 후속조치는 미리 해 놓았습니다.
세퍼측에 메일을 띄어서 " 아이들 생년월일이 잘못 기재 되었고, 아이들 아빠가 동행하는바 이니 수정을 부탁한다" 라는
장문의 내용을 구글번역기 이용해서 보내었던 것이지요.
수정이 잘 되었다는 답변 메일 받았고, 혹시나 해서 메일을 프린트해서 몸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천공항에서도 문제가 없었던것이 필리핀 현지에서는 문제가 되어 이러한 지연이 초래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시간은 더욱 흘러 출발 20분전까지 뮝기적 거리며 딸깍 거리고 있습니다.ㅠㅠ
제가 이미 세퍼쪽에 조치를 해 놓았던 것이기에, 제겐 무어라 따져 묻진 않더군요.
결국 이륙 15분전, 나머지 티켓 두장이 프린트가 되었고 ~~~ ㅠㅠ
즉시 내달리기 시작!
처제가 쏜살같이 공항세 정산을 하고, 저는 게이트에 들어서자 마자 출국카드에 지렁이 몇 마리 대충 그려주고...
출국심사장에 갔더니만, 늦은걸 감안해서 자기들이 블랭크된 부분을 알아서 기입까지 해주는군요. ㅠㅠ
드디어 출발 10분전에 세퍼 5J-128 맨 끝좌석(31B)에 앉아서 긴 한숨을 내 쉴 수 있었습니다.
작고 두꺼운 창문밖으로 무심히 빗물이 흘러 내리고 있네요.
열명이 비행기를 타고 내려와서, 다시 열명이 비행기를 다시 탔다는 것. 이 단순한 상황이 왜 이리 감격적이 던지... ㅠㅠ
얼굴들을 찾아서 휙~ 둘러보니 모두 밝고 만족스런 얼굴들이 보입니다.
2013년 11월 임씨네 가족들의 필리핀 세부 가족투어는 이렇게 마치고 이륙하게 되었습니다.
저 하나 믿고, 많은 돈과 긴 시간을 의지 해주신 가족 여러분들게 감사 드립니다.
작은아버지라는 신분에 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카들과 함께 스쿠버 배우느라 힘드셨을 작은 아버지, 조카들 틈에서
불편함을 무릎쓰고 같은시간을 함께 해주신 작은어머니, 형님걱정+ 딸래미 걱정속에서도 힘들게
동참하신 삼남언니...(내 밑으론 안 씀 !)
불편했던 숙소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잘 지내주고 서로간의 의견을 존중해 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가족이 좋고 편안한 가 봅니다.
또한 와이프 평생의 숙원사업을 이루게 해준 저 자신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2013년 11월 가족투어 후기는 '여기' 까지 입니다. - 끝 -
'? 포보기의 여행, 사진과 영 > 포보기's 여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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