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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조령산-신선암봉 산행기 영상

포보기(박해철) 2014. 5. 20. 00:48

지난 주말에 모처럼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이날(5월 18일)은 우리부부 17년차 결혼기념일 이었습니다. 얼마전까지는 여행을 어디로 가볼까 했었는데,

최근 세월호참사 여파로 기분이 침울했던지라 그 어떤 레저활동도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번인 결혼기념일날 아무것도 하지않고 지나는것도 아쉬운지라
거의 2년여 만에 등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처제도 함께 하기로 해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괴산연풍에 있는 조령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열렬한 등산매니아인 두자매는 자주 다닌 곳이었지만 조령산은 저에게 첫 등산코스 입니다.

과거 문경세재 관문에만 서너번 산책을 했었지요.

 

산이 험하다고 처제가 겁을 주기에 큰 카메라는 접어두고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디카(소니 HX9V)만 하나 달랑들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베낭은 처제와 아내가 나누어 지고... ㅡㅡ;

 


 

아내와 처제의 차 두대를 각기 운전해서 3관문 주차장에 가서 먼저 아내차를 세워놓고, 이화령고개로 가서 처제차를 주차한 후 등산을 시작합니다.

버스를 대절해서 가는 단체등산객들은 버스가 알아서 시작과 끝지점(이화령고개-3관문)에 대기하지만 개인 등산객들은 이렇게 두대의

차량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이화령휴게소에서 차를 주차한 후, 충주방향으로 바라본  전망.

 

혀를 주욱 빼고 3Km정도 오르니 조령산 정상입니다. 높이가 1025M라고 쓰여져 있군요. 제법 높습니다.

체력의 부실함을 절감하며 숨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땡칠이가 되어서 올라오기는 했는데...

정상에는 왔다지만 등반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험준한 신선암봉 능선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제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결혼기념 사진을 찍어 봅니다. 이젠 정말 배불뚝이가 다 되었습니다 ㅜㅜ

 

이 여자들 도저히 못쫒아 가겠더군요. 저 혼자 버리고 도망갈까 싶어 열심히 따라 붙었지만...

결국 파란 하늘에 노란 별들이 총총히 떠 있음을 구경했습니다.

 

그래도 2년여만에 등산이라그런지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더군요.

 

오르막경사도 심하고 바위도 많습니다.

다리로만 등산하는것이 아니라 전신을 이용하기에 연로하신 노인네들은 힘드시겠더군요.

 

아직도 철쭉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어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결혼기념사진이라고 처제가 휴대폰으로찍어준 사진. 혹시 바위밑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까봐 안쪽에 서서 손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아.. 웃고있어도... 숨은 쉴 수가 없다. 육수는 머리속에서 뿜어져 나올 뿐이고...

내 몽은 산에 안기길 원했지만, 산은 내 몸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ㅠㅠ

 

 

여기저기에 절경들이 펼쳐져 있어 몸은 힘들지만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이곳은 흔치않은 포토존이더군요. 시원한 바람이 바위뒤에서 솔솔 불어와 한기까지 느껴지는 곳입니다. 땀을 말리기에 좋습니다.

 

산세의 험준함을 말해주듯이 밧줄이 등산로 내내 비치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등산용 장갑은 필수~ (우리는 목장갑)

 

청송에 잇는 산악회 같은데 이름이 잼나서 찍어 보았습니다.

 

3관문에 거의 다다르니 내려가는 푯말이 보이네요. 깃대봉 표시는 수치가 부정확했던 탓인지 글씨가 훼손되었습니다.

깃대봉에 잠시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관문으로 빠지니 드뎌 등산의 종료지점에 도착합니다.

장장 여셧시간에 이르는 대 정정 이었네요 ㅠㅠ

 

산 아래로 내려오니 따스한 오후의 햇살이 아름답게 쏟아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계절을 잃어버린 단풍나무는 활활타오르고...산위에서의 푸르름과는 대조가 되더군요.

 

 

 

 

관문입구 슈퍼에 걸려져 있던 조각품을 찍었습니다.

 

모든 산행을 마치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향하다보니 충주에 거의 다다라서 길가에 낯익은 가옥이 한채 보이는군요.

그래서 돼지고기를 몇근 사가지고 들어가서....

 

처남에게 고기를 구워달라고 했습니다. ㅋㅋ

 

 

배부르게 소주 몇잔 첨부해서 맛있게 먹고 집에 들어오니 10시가 넘는군요...

샤워를 마치자마자 천근만근이 되어버린 몸을 누이고  곧바로  취침...

 

 

바다를 많이 좋아한 몸이었던지라 산(山)이 제 몸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 느껴 졌습니다.

신산령님이 제게 삐친것이겠지요 ^^;

이젠 용왕님께 양해를 구하고 산신령님께 자주 안겨드려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