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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홀에서의 2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른아침 3층 베란다에서 다오롱비치를 바라보니 그림같은 열대바다의 풍경이 눈 부시게 펼쳐집니다.
그지없이 화창한 아침입니다.
< 이젠 필핀에선 기상과 동시에 산미겔필센 쓰리바틀 마시는게 체질화 되었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도 5~6명이 무려 200여병~~ ㅡ,.ㅡ;>
아침일찍 밥을 먹고 곧바로 떠날 채비를 합니다.
이날의 행선지는 발리카삭이 아닌, 보홀 중간에 위치한 까빌라오섬.
보홀에 가면 지금껏 발리카삭 다이빙이 대부분 이었던지라 이번투어에선 변화를 주어 볼 겸
까빌라오로 일정을 잡아 본 것이지요.
몇년전 동호회에서 처음으로 필핀투어를 진행 했을때, 상어도 보았고 슬로프에서 형형색색의 산호정원을 무척 아름답게
감상했던 곳이라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었습니다.
당시에 섬에는 들어가진 않았지만 풍경또한 무척 좋았던지라, 섬에 들어가서 점심도 먹고 해변에서도 스노클도 즐길 수 있는
호핑투어지로 '최적지'일거란 예측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 편견에 제가...ㅠ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방카로 이동을 합니다. 신강사님이 모셔온 교육생 2명을 제외하고 모두 17명의 대군이 까빌라오로 출동...>
<지영아~ 아가씨들 표정관리 좀 시켜야겠어..>
<현상금님 가족은 항상 밝은 모습이여서 보기 좋더군요>
<우리 수현 아가씨는 오델갔나?>
<40중년의 재롱은...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 합니다 ㅋㅋ>
<드디어 남자들 다섯이서 기념촬영에 성공했네요>
< 이 아줌마는 침상을 깔았네~ 한두번도 아니고...매번 저기서 퍼 잔답니까?? 저 버릇, 참 나빠요~~!!>
<칼들고 다른배 삥 뜯으러 갑시다!>
<가득 실어놓은 탱크를 보니 가슴이 뿌듯 해 지더군요>
까빌라오까지는 두시간이 넘어가는 머나먼 길...
몇년전 세부에서 출발해서 가는 거리랑 비슷한 것 같더군요. 그때는 남자들 여섯이 왜그리 잼 나던지...
배까지 고장나서 3시간이 넘는 길(바다)이었음에도 지루할 틈 없이 수다를 떨어가며 즐겁게 여정을 즐겼지요.
그런데... 호핑투어의 절반은 방카 타는 즐거움 아니었던가요?
파란 바다를 스치며 나는 날치의 멋진 비행도 구경할 수 있고, 지나가는 작은섬들의 풍경에 눈길도 주고
소란스레 지나가는 다른 방카들에게 손도 흔들어 가며...돌고래가 지나가면 장땡이고...
아.. 그건 저만의 착각 이었음이...
그날 오후, 배 타는것이 누구나에게 즐거운 것 만은 아니란걸 깨달았다는 겁니다 ㅠㅠ
각설하고, 두시간 반만에 우리들은 카빌라오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기억속의 섬보다 많이 크네요. 바로 다이빙준비를 시작 합니다.
수온을 발로 재어 보니 그래도 전날 보다는 따스하게 느껴 집니다.
전날 26도의 수온은 정말 몸서리가 나더군요.
역시 사람몸은 간사한가 봅니다. 불과 한달 전 속초바다 6도 수온에서도 다이빙을 했던 제가... ㅋㅋ
첫 다이빙을 라이트하우스로 입수를 했습니다.
기억속에 라이트하우스는 슬로프에 거대한 산호들의 정원 이었지요.
헉! 그런데 이게 뭡니까?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라 음산한 서해 어두운 바다속 풍경이 발 아래로 쫘악~~~~!
전날은 동해바다와 비교했던 바다속 시야가, 이날은 자연스레 서해와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던 수온은 27도. ㅡ.ㅡ;
전날보다 1도가 올랐지만 여전히 춥습니다. 그동안의 필리핀 다이빙은 29~30도의 수온만을 접했기에
이 온도는 동해바다 15도에서 다이빙 하다가 갑자기 세미입고 5도에서 다이빙 하는것과 매 한가지로 느껴졌습니다.
2월의 보홀 까빌라오 바다는 이렇게 제 기대치를 무너뜨려 가고 있었습니다.ㅠㅠ
첫 다이빙을 마치고 까빌라오 섬에 상륙을 했습니다.
여기서 점심식사를 한 후, 가족들은 섬에서 산책도 하고 바다에서 스노클도 (방카에 스노클 장비랑 구명조끼를 15개 이상
실어 놨습니다) 하고 사진도 찍으며 재미난 시간을 보내게 할 심산 이었지요.
점심식사는 무척 유쾌하고 푸짐했습니다.
또한 가득 싣고 온 30병의 필센을 경쟁적으로 열심히 들이마시고...
제가 리조트에 도착한 첫날 선언을 했었드랬습니다.
"아~~ 맥주값은 팀(가족)당 엔브네일입니다! 그러니까 무조껀 많이 마시는 팀이 승리하는 겁니다!"
이때부터 승세는 의협형님네로 기울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각팀의 가장들이(박해철,조지영,김상현님) 혼자서 선전은 했지만 의협형님네는 무려 3명이...
우찌 당한답니다 ^^;
<꼬치는 우리 떨래미 손에 걸리기만 하면 공장분쇄기로 변하기 때문에.... 노터치! .ㅡ;>
< 울 아들.. 점점 훈남이 되어가고 있는것 같아 기특합니다 ^^>
<그나마 진범이가 물놀이에 동참을 하는군요>
점심을 맛나게 먹고 잠시 가족들과 해변에서 망중한에 빠져볼까 했더니, 수근이와 진범이 둘이만 해변을 누리고 있습니다.
원래 열대바다에, 그것도 섬에 도착하게 되면 바다에 뛰어들게 되는것이 인지상정 이거늘...
나머지 분들은...
스노클장비?
" 개나 줘 버렷! " ㅜㅜ
오전동안 밝고 따스하던 태양은 점심을 먹자 금새 흐린하늘이 되어 버렸습니다.
잠시 한가해진 틈을 타서 해변으로 나가서 사진을 몇 장 찍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방카들 사이로 잼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간과했던 부분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머니(money).
원거리에 나오기 때문에 기름값 상승을 알고 있었지만,
섬 입장비용+환경세+식사장소 대여비용+ 다이빙 비용+ 다이빙시 카메라비용 등이 별도로 추가 되더군요.
나중에 정산을 하다보니 대충 잡아서 400달러 이상 큰 비용이 지출되었다고 합니다. ㅠㅠ
조폭 아닙니다. 동네 아자씨 등판떼기에 그려진것은 에수님 얼굴이네요.
역시나 독실한 캐돌릭~
<ㅋ 연예인들이 따라 왔네요. 천상 공주님들이라 물이 튈까 화장 지워질까~~ 셀카만 열심히들 찍고 있는것 같아서 제가 찍어보았습니다.>
<딸래미와의 전쟁은 이젠 거의 끝나가는 듯 싶고... 빨랑 평화를 찾아야지요.. 아직은 참 어색합니다 ㅠㅠ>
점심식사후에도 별로 활동들이 없길래 사람들을 불러내어 점푸샷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갑자기 흐려져서 뒷배경으로 원했던 파란 하늘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구도도 좀 아닌것 같고, 생각보다는 자세들이 영~ 나오질 않네요.
모든일엔 연구와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한가 봅니다.
< 내 발목 내놔!! >
<현상금님의 슈퍼맨 컨셉이 가장 훌륭한 듯 합니다>
< 차므로 성의들 없는 점푸>
< 두 어르신네들이 노익장 과시! >
가족들과 아이들을 섬에 맡기고 저희들은 다시 다이빙을 나갑니다.
▶ 다음 아래에 사진들은 만치형님께 빌려서 간 캐논-G11 카메라로 찍은 것 입니다.
< 의협형님의 스킬이 이젠 다이브마스타는 저리가라~! 입니다.>
<촬영에 열중이신 현상금을 찍은 것 이었으나, 이럴때 하필 포커스가 니모를 맞추다니... ㅠㅠ>
<잘보면 보입니다>
두번째 탱크에는 만치형님에게 빌려가지고 온 캐논-G11로 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제 카메라가 아닌지라 역시 적응 실패입니다.
수중에서 메뉴를 조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습득했어야 했는데, 첨 접해본 스트로브랑 매치가 잘 안되더군요.
들어가서 보이면 누르고 보이면 그냥 누르고...
별 이쁜그림을 만들어 드리지 못해 만치형님께는 죄송할 따름...ㅠㅠ
다이빙을 끝내고 나오니 기상상태가 최악입니다. 하늘은 더욱 흐려져 있고 파도도 성이 나기 시작 했습니다.
원래 한 탱크를 더 하고 가족들을 데리러 갈려고 했었는데, 하늘상태를 보니 영 아닌것 같아 가족들을 데리러 다시 섬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분위기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ㅡ,.ㅡ;
형수님이 너무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쌓인 분통을 터트립니다.
그리고 지영이 딸 은진이가 가방을 메고 방카를 오르다가 기우뚱하더니만 첨벙! 빠져버립니다.
지영이 재빨리 달려가서 물에빠진 가방을 꺼내오니(은진이 말고~) 가방에 휴대폰이 들어있습니다. ㅠㅠ
재빨리 배터리 분해하고 말리기...
그리고 뒤이어 방카를 타신 형수님과 지영와이프의 입에서 서글픈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다이빙을 나가고 나서...
날은 어둡고 추워지지, 바람은 세어지지, 목은 마른데 물은 하나도 없지, 그래서 맥주만 벌컥벌컥 드셨다는데,
아이들까지 목이 마르다고 보채고...
물이 없어 맥주를 아이들에게 먹이니 애들이 휘어청, 휘어청 ㅠㅠㅠ
~~~~ 급기야 방카에 오르던 은진이는 술기운에 중심을 잃고 풍덩! 빠져 버리는 사태까지....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슬픈 이야기에 분위기는 참으로...
숙연해 졌습니다...
하늘도 울고,
바다도 울고,
우리도 울고,
지나가던 거북이도 울고,
그러면서 한 마디 더 하십니다.
"어떤 쉐이가 까빌라오 오자구 했어???"
아...
눈 마주치면 멱살 잡힐까 봐, 전 바로 눈을 아래로 깔고 급히 바다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마지막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오는길.
전 방카보트 내부에 들어가서 거친 엔진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잠을 청했습니다.
몇 년전, 까빌라오에서의 아름다운 기억을 제 머리속에 조용히 담아서 꺼내질 말걸 그랬다는 생각.
그러면 여전히 까빌라오는 아름답던 포인트로 남았을 텐데...
그리고 호핑투어도 신중하게 추진 했어야 했다고 반성을 했습니다.
호핑의 기본은 스노클인데... 대부분의 가족들이 물놀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은 탓이었지요.
물만 보면 환장하는 우리 가족기준으로, 호핑투어는 누구에게나 재미를 주게 될 줄 알았던 것입니다.
차라리 이날 발리카삭으로 계획을 했었다면 훨씬 더 좋았겠지요. 섬도 가깝고...
발리카삭에선 카티지 하나 빌리는데 2~300 페소면 끝나는 것을... ㅠㅠ
다시 두시간여를 달려서 리조트로 돌아오니
해변은 어둠에 싸여 가고 있었습니다.
비치 왼쪽으로는 러시아 사람들인 듯, 행복한 결혼식 피로연이 소란스레
펼쳐지고 있더군요.
<밤이 깊어서야 정신줄 놓고 망중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170에 이르는 우월한 기럭지를 가진 우리 딸래미.. 이번에 고딩이 되었습니다. 공부는 안될것 같고.. 어디 모델 에이젼시에 소개 부탁해요~>
저녁식사 후
가족들 모두 근처에 있는 찌프니를 불러서 근처 마사지업소로 향했습니다.
가격은 오일맛사지 기준 600페소!
비싸지만 그닥... 뭐 별 다를것 없던 맛사지를 받고 들어와서 맥주 두어병씩 마시고.....
- 취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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