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 만드는데만 5일이 꼬박 걸림.
그래도 어머니를 위해 보잘것 없는 재능이나마 영상선물을 드리게 되어 기쁨.
촬영에 협조해준 우리 육남매와 조카들, 귀찮으셨을 텐데도 일일히 대꾸해 주신 우리 엄니께도 감솨!
올 한해 최대의 프로젝트 엄니의 일생을 담은 80년 대담영상을 준비 중이다.
이미 8시간 가까이 영상 인터뷰를 마침. ^^;
다음은
한때 글 께나 쓴다고 이래저래 상장을 챙겼으며 중핵교에서 현직 국어선생질 하는 누이께 부탁한 글.
- 강경숙씨의 삶 -
크고 단단했던 울타리로 따뜻하게 지켜주었던 아버지를 잃은 뒤 인생은 굴곡진 삶으로 변했습니다.
단아한 눈매와 하이얀 살결의 아가씨는 자신 앞에 펼쳐진 삶의 모습을 조금은 짐작이나 했을까요?
어린 나이에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살아왔던 삶의 여정은
굴곡이 많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무수히 많았겠지요.
어느 겨울, 몇 개 되지 않는 세간을 머리에 이고 어린 자식들 손을 끌고 기차를 타고 낯선 타지로 떠나왔을 때의 어머니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차마 헤아려지지가 않습니다.
어머니 어깨에 얹혀져 있던 그 수많은 짐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 작은 어깨로 어떻게 견뎌 오신 걸까요?
화려한 색상보다는 검정색을 즐길 줄 알았던 진정한 멋쟁이였지만
멋을 내보지 못했고
마당 가득 예쁜 꽃을 키우고 우아하게 살고 싶었지만
마당엔 늘 고추와 오이와 가지와 토마토가
얼기설기 얽혀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어느 시간인들 눈물 맺히지 않는 시간이 있을까요?
여섯 아이가 자라나는 동안 얼굴의 주름은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고,
손톱과 발톱은 무뎌지고 거칠어졌지요.
다소 나약했던 남편 몫까지 채우고 살아야 했고, 한없이 서운한 말만 하시는
시어머니의 투덜거림을 삭여야 했으니까요.
그 모진 세월 끝에 서 계신 어머니, 행복하신가요?
저희들은 각자의 삶을 사느라 때때로 어머니를 잊고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희들의 고향인 거 아시죠?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시간이었던 외할아버지 생전처럼, 이제 저희 자식들이, 손자손녀들이 엄마의 울타리로 버티고 있으니까 행복하셔야죠.
마당에 더 많은 꽃을 심고,
더 예쁜 옷을 입고, 더 곱게 화장하시고
매일 맞이하는 나날들이 아름답고 행복하시길
저희들은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엄마. 고맙습니다.
저희를 지켜주셔서...
박수민 書
기념 영상
'☕ 잡생각,일상,얘깃거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나고 아름답던 하루, 충주무술공원 봄소풍. (0) | 2016.05.20 |
---|---|
이젠 딸님께 인터넷 개통을 해 주어야 하나 보다. (0) | 2016.04.09 |
11월 사무실 새단장 완료^^; (0) | 2015.12.07 |
[바이러스비상!] 랜섬웨어 크립토락커, 크립토 월 (0) | 2015.11.05 |
친구들과 함께 지난 주말을... (0) | 2015.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