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늦은밤 잠이 오지 않을때는 어둠속에서 프로젝터의 전원을 올린다.
그리고 습관처럼 컴퓨터 E 드라이브에 상주하고 있는 7.2GB 에 이르는 대용량 파일을 클릭한다. 이윽고 어둠속의 거대 도시가 화면에 펼쳐지고, 오염된 검은하늘위로 거대한 불기둥이 타오르며 커다랗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화면을 가득메운다. 몽환적인 거대도시의 풍경이 반젤리스의 몽롱한 음악과 같이 흐르면 이윽고 난 깊은수면속으로 인도된다. 외로이 흔들거리는 화면은 날 신경쓰진 않는다. 나도 신경쓰진 않는다. 우린 꽤 오래된 사이다. 그렇다, 그냥 무시하며 살기로 했다.
이 영화를 첨 만난것은 87년 혹은 88년이였던것 같다. 엠비씨 주말의 영화였나? 촌구석 깊은산속의 안테나는 효율이 떨어졌으며 14인치의 작은 컬러tv는 지글거리는 사이로 잠깐씩 이 위대한 영화의 몇 시퀀스를 비추어줬다. 잠깐씩 보여진 몇몇 비주얼은 그 당시 고딩인 내겐 거의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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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환상적인 환타지세계의 SF에 매료되었던 그 시절. SF영화라면 환장을 하고 보았지만 이 영화만큼 강렬했던 작품은 아직껏 보질 못한것 같다. 음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왜그리 아름답게 보였던지...때문에 중,고딩때는 영화를 열심히 보아야된다고 생각 ^^
1992년에 감독판으로 극장 재개봉되었고, 그때 제대로 보았다.
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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