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보기의 바다 이야기/국내 다이빙 이야기

개천절 날. 가을타는 남자 포보기, 영금정 바다속으로..

포보기(박해철) 2013. 10. 4. 19:21

일전에 동호회카페에다 노을사진을 올렸더니만 회원들이 포보기가 가을 타는 거 아니냐구 놀리더군요. ㅋㅋ

 

그동안 개천절날은 별 일없이 일을 했었는데, 이번엔 머릿속도 아파오고 한달반 넘게 바다속을 보지 못한 그리움도 밀려오기에

떠나고 싶은 충동을 거스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을타는 남자 포보기'가 가을을 제대로 타 볼겸, 만땅스트레스도 바닷속에 헹구어 볼겸해서

혼자서 다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침 예약된 일도 없고, 만만한 친구도 일정이 힘들다 하고,

마누님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하니, 정말 홀가분하고 호젓한 기분으로 개천절 새벽에 과감히 똥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 탓인지 철정~인제간에서 다소 차가 제법 밀리더군요.

영금정에 다소 늦은 9시 30분에 도착.

보통은 두시간에서 두시간 반 정도 였는데 이번엔 거의 3시간이나 걸렸네요.

(~휴일날이면 절반이상 얼굴을 볼 수 있는 ^^ ) OO형님이 계신 영OO스쿠버에 들어가니 벌써부터

수많은 인파가 북적거리고 있더군요.

눈치를 보니  30명가까이 다이브샵을 가득채우고 있는데, 순번 기다려 다이빙을 하자니 시간이 너무 걸리겠더군요.

그래서 OO형님께 양해를 구하고 혼자 동명스쿠바로 자릴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이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독립만세에 성공~! ^^

 

반년만에 다시 찾게된 동명스쿠버는 그 사이 사장님이 바뀌었고, 새 주인께서 초호화 보트를 구비하고

새롭게 손님을 맞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오랜동안 살다 들어오셨다는 사장님은 

중년에 맘씨좋은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이셨습니다. 사장님의 젊고 아릿따운 처제 분께서 안주인 역할을 맡아 샵을 관리하시더군요.

키크고 잘 생긴 스텝도 한 분계시고, 그린레포츠 시절 부터 보아온 O성일씨가 여전히 도와주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도 보트가 다이버들에게 많이 소문이 날 듯 한데, 미국에서 귀국길에 탁송료를 무려 천만원이나 주고 들여왔다는

보트는 그 간 보아왔던 다이빙 선이 아닌, 가죽쇼파가 둘러쳐진 럭셔리 보트입니다.

사다리는 물론 입수에 편리한 뱃머리까지  다이빙 전용선으로썬 다소 부담스러울 만큼 럭셔리,

세단형 보트 였습니다 (제가 리무진보트라고 불렀네요 ^^) 

 

주인은 바뀌었지만 언제나 편안한 동명스쿠버!

전 안주인께서 인수인계를 잘 해주셨는지, 예전에 맛 보았던 꼬마김밥도 다시 맛나게 얻어 먹을 수 있었고,

다이빙 끝나고 나니 오렌지 주스까지 가져다 주는 서비스까지... ㅋ 필핀도 아닌데... ^^;

국내선 볼 수 없던 최고의 보트와 최상의 써비스까지...(이러다 광고쟁이 될라.. ㅡㅡ;)

 

바다속은 써지가 며칠 있었던 탓인지 시야는 좋지가 않더군요.  올핸 팔라우 빼놓곤 맑은 시야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다소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25미터까지 들어가도 수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지질 않습니다. 후드를 벗고 다이빙을 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 입니다.

수온탓인지 10미터 사이엔 예년에 없던 해파리가 가득 하더군요. 보름달물해파리라고 독성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래미가 제법 많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보아서인지 다이빙중 팔뚝만한 놀래미들을 많이 보게 되는군요.

물속에서 친구 삼현이가 절로 생각이 날 정도... ^^;

그리고 이번에 새로 구입한 랜턴을 테스트 해 보게 되었습니다.

홍콩 사이트에서 직접 주문하게된 랜턴인데 싼 가격을 생각하면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백만원 하는 고급랜턴보다야 못하겠지만 가성비는 정말 최고인 듯 합니다 듯 합니다.

나중에 시간나면 본격적인 랜턴리뷰를 해 보도록 하지요.

 

암튼, 혼자였지만 즐거운 다이빙 이었습니다. ^^

 

 

 

 

 

 

 파도가 다소 있었지만 날씨는 구름한점 없이 반짝였고, 맑고 푸른 영금정의 바다 모습 입니다.

 

 정작 정자에는 단 한번도 가보질 못했네요.

 

울산바위에 포인트에도 백화현상이 뚜렷해 보입니다. 따스한 수온임에도 불구하고 바닷속은 오히려 수려함을 잃고 있는것은 아닌지...

 

이번엔 고질적인 소니(DSC-HX9V)디카의 셔터스피드문제(저조도 수중에선 무조껀 셔터스피드가 8/1이나 1/4초까지 떨어지는 증상)를

해결해보고자 수동으로 두가지 정도 설정해서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랜턴 덕분에 그럭저럭 만족... ^^;

 

 

화이트밸런스를 인위적으로 조정한 탓에 색감이 자연 스럽질 못합니다.

 

그래도 피사체가 또렷히 나오는게 어덴가요 ^^;

 

 

 

사실 요즘 해파리가 많은 줄 알고 있었고 팔라우의 젤리피쉬레이크의 장면을 기대도 했지만, 생각보다는 개체수가 많지 않았고

촬영하기엔 시야가 많이 좋질 않았습니다.

 

보름달물 해파리라고 합니다.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고 따스한 물에 집단군락을 형성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엔 울진 등 원전주변에 많이

서식하는 바람에 발전소의 냉각수 통로를 막아서, 원전 가동을 중지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만지고 놀 정도는 아니지만 독성은 그다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혼자왔음을 인증하는 셀프 샷!

참 많이도 삭았다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