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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들어 본 도치(심퉁이) 요리 법

포보기(박해철) 2014. 3. 17. 21:19

어제 모임이 있어서 속초에 갔다가 수족관에 있는 도치를 보고 신기해서 한마리 사오게 되었다.

 

 
얼굴은 해맑은 순딩이의 모습이고 올챙이 큰형아같은 몸집에 애수어린 눈망울.... 동정과 연민을 자아 내는 얼굴이다.

특이하게도 아래 빨판이 있어 바위등에 쉽게 달라 붙을 수 있다고 하는데,

누가 공격을 해온다고 해도 전혀 반항 한번 안하고 순순히(생긴대로) 몸을 맡긴다고 한다.

그래서 문어라는 놈이 거저 접수해서 드시는 가엾은 어류~

 

아... 인간이란 속물은 왜 이다지도 간사한 것인가?

 

이 가엾은 어류를 먹어보기 위해 눈 질끈 감고 요리에 도전해 본다.

왜? 너무 맛있다고 하니까....하하

 

 물을 팔팔 끓여서 도치위에 천천히 붓는다. 그러믄 껍질의 색깔이 곧바로 희고 너덜너덜하게 변한다.

 

껍질을 다 벗겨내고 나니 도치 본연의 색깔이 다시 돌아온다. - 신기... 

 

 배를 갈라서 내장을 들어 낸다.

 

 내장을 들어내니 제법 큰 크기의 도치애가 나온다. 버리지 않고 도치탕을 만들기 위해 그릇에 접수..

 

 눈으로 보아 먹음직한 내장들도 같이 그릇에 분리...

 

 내장정리가 다 끝났다고해서 바로 먹는게 아니다. 한번 더 데쳐서 회로도 먹을 생각이다...

 

 내장을 빼낸 도치를 뒤집어 보니 이렇게 검정색이다. 겉은 너무나도 순진한 모습이나 속은 검은 도치...
이렇게 팔팔 끓는 물에 다시 3분 정도 더 데쳐내었다.

 

 회를 쓸다 보니 연하다는 뼈가 다소 단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웹검색을 하니 원래 한 겨울에는 이 뼈가 무척 부드럽다고 하는데, 봄이 되고나면 다소 단단해 진다고 한다.

(하지만 회로 먹지못할 만큼 단단하지는 않고 홍어정도의 느낌이다. )

어차피 도치탕도 만들 계획이었기에 골격이 있는 부분의 살은 잘 도려내어 도치탕에 넣을 예정.

 

 도치탕용 살점을 빼고 잘 썰어서 드디어 도치회 완성~~ !! 맛은 ...???

 

.... 맛있다!!

 

비린맛 하나없이 담백한 살코기와 쫄깃한 껍데기의 콜라보레이션!!

와사비간장에 한점 한점 찍어 먹어보면 소주가... 소주가...

 

 

도치탕에는 달랑 소금과  마늘 그리고 무우와 파, 이 네가지만 집어 넣고 끓여보았다.

숟가락에 국물 한 스푼 떠서 간을 보니...

맛은...
내 손이 바로 식객에 나오는 대령숙수의 손이었단 말인가???  
이렇게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올줄이야....
도치의 장점은 살이나 국물이나 비린맛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도치탕은 다음날 아침 해장국으로 사용 될 예정 이었므로 마누라 한숟가락, 처남 한숟가락, 처제 한 숟가락...

한 국물씩 온정(?)을 베푼다음...  
 
숟가락들 치워!!!분노2

 

이 몇초롬 안되는 도치회에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 아쉽다! 한마리 더 사올것을.... ㅠㅠ  
  

도치야 미안~~~!
미안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