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보기의 바다 이야기/해외 다이빙 이야기

① 필리핀 마지막 낙원, 팔라완 코론으로 떠난 다이빙 여행

포보기(박해철) 2014. 9. 17. 09:14

 

 

□ 프롤로그:

 

거의 십년전에 팔라완이란 곳을 알고 난 후, TV에 비친 팔라완 풍광에 넋을 잃고 잠시 앓이를 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진한 에메럴드빛 바다와 애니메이션 배경화면으로나 보았던 바다위의 기암괴석들의 향연에 매혹 되었었나 보다.

그 당시에는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로만 생각을 했었던 것을...

스쿠버다이버가 된 이후에는 필리핀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줄곧 나의 버킷리스트중 상위권에 올라 있던 곳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즈음하여...주위의 야유와 질시를 무시해 가며...

포보기가 바로 그 곳을 다녀왔다.

 

팔라완 코론.

 

출발전 항공사의 무단 일정변경 횡포와 각종 촬영 장비들의 조직적(?)인 반란도 개무시 해 가며 묵묵히 비행기에 올라탔고, 

현지에 도착했을 땐 필리핀 용왕님의 비협조와 공항측의 조직적인 음모와 방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한 일정을

채워 나갔으며, 그 어떤 위기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 해 내었다.

 

그동안 추석도 있었고, 바쁜일상 탓에 엄두를 못내다가

열흘이 지난 이제서야 코론에서의 영상과 사진을 들추어 본다.

내 예상과는 다른점들도 있었고, 우연치 않게 즐거움을 얻은 부분도 있었지만  분명 코론 팔라완은 아름다왔고....

난 그곳에서 매우 행복했다. ^^

 

 


 

■ 1 일차 (9월 3일)

 

9월 2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

 

나와 와이프는 내수에 있는 어람님 회사로 가서 해천님과 만난 후 모두 4명이 스타렉스 카풀해서 인천공항으로 향하기로 했다.

회사에서 배웅을 해주는 동그라미 회장님과 주노님이 함께하지 못해서 못 내 아쉽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여정은 비가 계속 흩뿌렸고, 명절을 앞두고는 있어지만 큰 정체길 없이 수월한 편이었다. 운전은 어람님이...

항상 베풀고자 하며, 무언가 배려해주지 못하면 슬퍼지는 어람님의 따스한 마음이 감사하다.

 

공항에 도착해서 곧바로 바다사냥님 & 배창환님과 조우하고 티켓팅을 하기위해 에어아시아가 있는 G카운터에 들렸다.

여권을 주고 모든게 순조로울 찰라,

여직원이 우리가 저울에 올려놓는 가방들을 쭈욱 보더니만, 갑자기 제지를 한다.

우리 수하물이 대부분 다이빙장비가 있는 롤러백이라서 그냥 일반수하물로 실으면 아니 된단다.

헐~~!  첨 접하는 황당한 상황...

 

 

한술 더 떠서, 스포츠팩에 따른 추가요금을 내야 하는게 아니라, 아예 새로 스포츠팩 수하물을 새로 구입을 해야 한단다... ㅠㅠ

지금껏 여러 항공을 다 타보았어도 이런적은 없었고, 과거 보홀에서 이용했던 같은항공의 국내선에서도 이런적은 없었다고 항의하니,

아사아나항공에서 파견나온 듯 한 직원은 

" 국내선은 그쪽 현지 공항이 느슨해서 그랬던것 같고, 자랑스런 인천공항에서는 규정이 확실하니

우리도 어쩔수 없습니다.. " 결국, 돈 더 내란다.

 

1인당 25키로의 널널한 수하물요금이 휘리릭!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올 한해는 에어아시아가 날 제대로 갈구어 댄다 ㅠㅠ

결국 어람형님이 20여만원을 카드로 계산을 하시고,  첫번째 찾아온 시련을 잊기로 하고 밥을 먹으러 출국장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출국 전 쇠주가 왜이리 맛 나누???

 

 

비행기에 탑승을 하니... 역시 비수기인가 보다.

승객들이 1/3 정도 찼을 뿐.... 항공사가 기름값이나 벌겠는가 싶다.  "우리가 스포츠팩이라도 사 주었으니 망정이지..."  하고 위로해 본다.ㅋ

 

 

 

에어아시아 항공이 필리핀에선 푸대접 받고있는지, 국내선들이나 주로 이용하는 터미널4에서 착륙을 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어처구니가 없게 우리가 이동해야 하는곳은 국제선들이 들락날락 거리는 터미널3...

3터미널을 전세 놓다시피한 세부퍼시픽항공 덕분에 국내선 출발도 세퍼는 터미널3에서 하기때문이다.

 

여기서도 세퍼의 마법(?)저울 덕분에 8키로의 오버차지가 발생했고,

이젠 별 군소리 없이 추가금 자동 납부!!

 

 

 

어째튼 마닐라공항에서의 새벽은 꾸무~적 했지만 15분정도 연착해서 코론이 있는 부수앙가 공항으로 출발했다.

 

부수앙가로 가는 비행길 내내 변화무쌍한 대기상태를 보이더만....

 

부수앙가 공항에 다다르자 결국은 빗방울들이 창문을 훑어대기 시작한다.

이번에도 음모론 하나....

그 누군가(?)와 함께 비행기를 타면 거의 80프로 확률로 비가 온다는 놀라운 통계가....??

 

 

" 어숴 가~!! 쌍발기는 첨이었지? "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40분정도 걸리는 것 같다. 비는 오고 있어도 이국적인 코론의 초원길은 이채롭기 그지 없다.

배창환님 왈, " 여기가 한우 키우는데는 최고 겠구만~! "

 

시내를 통과하여 바다가 보이는 부둣가에 다다르니 우리가 예약한 '산호다이브센터'가 나온다.

밴을 이용한 픽업비용은 1인당 150페소 이지만, 샵에서 알아서 지불 해 주심 ^^;

 

약간 늦어진 스케쥴탓에 직원분들과 통성명도 제대로 할 시간없이 부랴부랴 짐을 맡기고 장비를 챙긴다.

그래도 아침은 거를 수 없는 일~

사모님이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신다고 하셔서 간단히 빵과 계란후라이 정도 먹고 출발 하게 되는지 알았더니만,

왠 고급 한정식이 똬악!!! 차려 져 있다.

 

 

근처의 외국인샵에 많은 유혹을 느꼈지만 역시나 나의 최종선택은 정확했다.... ㅋㅋ

외국음식에 까다로운 바다사랑님을 염두에 두고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산호다이브센터.

 

예상치 않게 정성가득한 맛난 한식을 먹고, 인근에 있는 부두에 가서 곧 바로 다이빙 출발!

 

우리외에 필리핀스탭 3명, 한국인 K마스터님과 라이트마스터님 2명, 한국인 체험다이버2명이 탑승했다. 

비는 내리고 바다색깔이 서해랑 다를바 없어서 기대치를 절반 정도 접으니 맘이 편해진다.~

 

첫번째 다이빙 할 포인트는 비교적 렉이 크지 않은 이스트 탕갓이다. 

체크다이빙을 겸하기 때문에 배 속으로는 들어가지 않을거라고 한다. 이론~~!  ㅡㅡ;

 

ㅋㅋ 그런게 어딨어~~!

배창환님과 와이프를 제외 한다면 그래도 우리는 동해서해를 휘젓던 베테랑들 아닌가?

필핀마스터가 우리들 다이빙 하는 모양세를 좀 보는것 같더니만 곧 바로 함내로 진입!!

(아직 다이빙이 익숙치 않은 배창환님은 미리 전담 마스터를 부탁해 놓았기 때문에, 필리핀마스터 한 사람이 계속따라 다니며 세심하게 캐어해 준다.)

 

포인트는 이스트탕갓렉, 올림피아마루, 그리고 루송 건보트 순으로 다이빙을 진행했다.

루송건보트는 비록 렉다이빙 포인트이나, 수심이 얕고 코럴다이빙이 대부분을 채우는지라 흥미를 유발하기에 무리가 있었지만

앞선 두 포인트는 렉다이빙의 매력에 들어가기엔 충분한 곳이라 여겨 진다.

 

아래는 동영상 캡쳐 사진 임.

 

 

함내의 풍경은 어둡고, 흐리고, 으시시~하다. 더구나 비까지 오는날이라 더 할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렉다이빙의 매력...

어둠속에 하나의 랜턴에 의지한 채, 가득낀 부유물들을 헤치고 좁디좁은 통로를 통과하여 또다른 차원의 세계로의 진입을 시도 한다.

심장은 쫄깃해 오며 바로 다가올 어두운 형체에 긴장하고 흉물스런 피사체 하나에도 순간순간 동공이 확장,축소되어 진다.

내 콩알 만한 작은 모험심에 드디어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고로~~즐겁다. ^^;

 

 

형제구분이 힘들만큼 잔해가 대부분 파손된 루송건보트.

 

렉다이빙을 하고 나와서 잠시 산호지역을 다이빙 하다보면...그 아름답던 산호와 열대어들이 너무나도 초라해보이고 시시하게 느껴진다.

 " 아이고~ 참, 의미 없다 "

 

그래도 넌 좀 봐줄만 했다. 크기가 50은 넘어가는 대왕? 갑오징어~

 

정면에서 보아하니 포스가 어마어마하다. 무슨 마왕처럼 보이기도 하고....

크기가 비슷하다고 만만히 느꼈는지, 도망갈 생각도 아예 안 한다.

 

 

 

언제나 보아도 즐거운 우리 귀요미. 루송건보트 포인트를 끝으로 1일차 다이빙을 끝 마치게 되었다.

시야가 흐리고 어두웠지만 충분히 스릴있고 재미난 다이빙이었다는 생각이다.

 


 

다이빙 3탱크를 다 마치니 저녁이 되어간다. 

 

방카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는 아침에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장비를 트라이시클에 공수해서 부랴부랴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코론시내에서 그나마 중급정도 숙소에 들어간다는 에코롯지와 카사롯지.

산호다이브센터와는 거리가 500미터 정도나 될까??

코론타운은 울나라의 작은 면단위 정도 크기라고 생각하면 맞을 듯. 어델 간다고 해도 다 걸어다녀도 될 듯 하다.

 

우리 부부는 카사롯지에, 그리고 다른 네분은 에코롯지에서 앞으로 3일밤을 쉬게 된다.

롯지(Lodge)란 개념을 내가 딱히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모텔급은 아닌것이.. 그렇다고 팬션 리조트도 아닌것이...

민박집도 아닌것이...

그저 잠자고 밥한끼 얻어먹고 나오기에 좋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의 숙소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숙소에 들어가니 순간온수기에서 따스한 물이 쪼르르..!.

물줄기에 힘은 없지만 샤워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

온수기인탓에 뜨겁다차갑다를 반복하긴 하지만 그래도 따스하게 샤워를 할 수 있기에 감지덕지로 느껴진다~

 

 

샤워를 끝내고 짐을 정리한 다음에, 오늘 하루동안 애써준 마스터 두분과 함께 근처 식당로 향했다.

 

메뉴는 알리망고.

 

세부에서도 여러번 먹어보았지만 역시 한국의 게맛과는 차별화 된다. 갈릭라이스와 알리망고 매운맛+순한 맛.. 그리고 소주와 산미구엘의

조합이 풍성한 저녁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하루종일 우리와 함께하며 애써주신 환마스터님과 케이강사님...

다 들 본명이 있지만 산호다이브센터에선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호칭을 하는것이 전통인 듯 싶다.

두분 다 다이빙입문은 오래되진 않았지만 내공들이 충만하고, 좋은 사람들의 향기가 흐른다~

 

이 음식은 중국식 우동이라고 하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우리부부만 먹었는데 맛이 독특하고 괜찮았다.

느끼한 맛이 많은 탓에 바다사냥님은 아마 못 드실 듯.... ㅋ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나와 코론타운의 번화가(?)를 잠시 걸어본다.

 

정산도 미리 할 겸, 도로가에 잇는 산호다이빙센터 사무실에 들렀다. 다이빙센터는 부둣가에 있지만 사무실은 읍내 한가운데 위치한고 있다.

아마 이곳에서 예약이나 행정 등 관리업무를 보게 되는것 같다.

 

첫날의 여정이 무척이나 힘들고 빡빡했던 탓에, 열시도 안된 초저녁 부터 모두들 눈이 감기고 잇는 상황.

게다가 소주까지 아끼지 않고 많이 드셨더니만...(이곳에선 소주값이 130페소 밖에 안 하더군요 ^^;)

 

"형님들, 들어가서 푸욱 쉬시지요. 행복한 꿈들 꾸시고~~ Bye !! "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