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보기의 바다 이야기/해외 다이빙 이야기

② 필리핀 마지막 낙원, 팔라완 코론으로 떠난 다이빙 여행

포보기(박해철) 2014. 9. 18. 15:40

 

 


 

■ 2 일차 (9월 4일)

 

"우와와~! 왕??" (소리를 표현할 방법이 읍네...ㅡㅡ;)

 

많이 피곤해서 잠들었던것 같은데, 새벽 한시 께 엄청난 소리에 잠을 깼다.

무슨 소리인지 처음엔 구분이 되질 않았는데 아무래도 빗소리의 한 종류(?) 인것 같다.

잠시 베란다 쪽으로 나가보니 역시나...

엄청난 장대비가 절규를 해가며 퍼붓고 있는 것이다.

혹시, 쓰나미라도 오는 소리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멀리 부둣가를 응시해 본다 ㅡㅡ;

 

우리 숙소가 3층 이었던 탓도 있고, 방음이 잘 안되는 지붕을 접하고 있어서 그래 요란한 소리가 났던 것이다.

잠들기 전, " 내일은 파란하늘을 허락해 주십시요" 하고 팔라완 용왕님께 정중히 기도하며 잠을 청했는데...

이래 즉시 화답을 하시다니...

 

 

 

두번째 날의 시작은 건너편 에코랏지의 식당에서의 아침식사로 시작을 한다.

 

전날 카운터에서 아침메뉴를 고르라기에 여섯가지의 종류 중 필핀식사를 요청 했었는데,

개뿔~! 아침식사라고 먹을 만한게 없다.

계란후라이,뻘건 쏘세지,우리 공기밥 절반정도의 라이스(Rice.) 이 것이 아침메뉴의 전부이다.

 

평소에 아침을 챙겨먹고 사는 편도 아니고 음식에 집착도 없는 편이지만, 식사를 받아보니 불현 듯 팔라우 마믈 식당의  

빵+소세지 가 전부였던 '걸인의 찬' 아침식사가  연상되었다.

 

하지만 여기는 팔라우가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팀엔 바다사냥님과 어람님 두 거탑(巨塔)이 존재 하시지 않는가?

두분이 박스를 열어 젖히니 찬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마른김,김치,묵은김치,청양고추,깻잎 등 등.... ㅋ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바다에 나왔다.

 

음... 역시...

굵은 빗방울이 요란스레 환호성을 지르며 우리팀을 반겨 준다.

" 에이~ 오거나 말거나~~! 어차피, 바다속엔 비가 오질 않아~~!! "

 

비록 비는 오지만, 다이빙포인트로 이동하는 한 시간여동안 소란스레 흥이 났다.

역시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운 사람들이다.

 오늘의 첫포인트는 전날 다녀온 올림피아마루와 이름이 혼동되었던 탕갓렉이다.

대부분의 렉이 코론타운 아홉시 방향 1시간 30분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두 포인트의 함선은 길이가 각각 130,140미터에 이르는 대형함선이며 30미터 이상의 깊은수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전날의 다이빙 보다 훨씬 스릴있고 흥미로왔다.

 전날 맛배기만 하고 드디어 오늘은 메인코스를 즐기는 기분 이랄까?

우리 조상님을 비하하고 싶진 않지만, 나무로 된 뗏목이나 만들 던 시절에 이런 거대한 무쇠함선을 건조해 대던 일본제국주의의

커다란 스케일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겨우 한명씩만 빠져나갈수 있을 만큼의 작은 공간이다.

 

-- 제국주의의 야욕과 대동아공영의 미명하에, 이 처럼 커다란 배를 만들어 득의양양하게 태평양바다를 누비다가, 격침되어 사라져간 수많은 영욕의 유령들을 이곳 올림피아마루와 코쿄마루에서 만난다.

단 두어시간 동안, 70년전 역사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유영을 한다는 감상에 젖는다. ---

" 에베베!!! 이러다가 詩 쓸라... ㅋㅋㅋ "

 

오늘도 제비활치(실제는 골든 스페이드 피쉬)는 우리들 곁에서 즐겁게 노닐어 준다.

아마도 사람들에게 많이 익숙 한듯 근거리까지 와서 눈 한번씩 맞추어 주고 가는 서비스까지...

 

코쿄마루에서 다이빙을 끝마치고 상승을 하니, 5미터에 감압을 고려한 탱크를 한개 매 달아 놓았다.

팀원 대부분이 잔압이 충분했기에 사용할 필요는 없었지만, 어람님과 해천님은 데코가 뜨는 바람에 무려 15분 넘게 감압을 해야만 했다.

안전을 위한 조치라 생각하니, 다이빙샵의 배려가 감사히 느껴진다.

 

마지막 포인트는 '코럴가든'이란 포인트 였는데 커다란 부채산호들이 커다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인상적 이었지만

역시 시야가 안 좋은 탓에 열대바다 특유의 확트인, 공간감 넘치는 다이빙은 아니었다. 햇살 가득한 날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날은 비가 많이와서 그나마 평균시야만도 못했을 것이다.

포보기가 느끼기엔, 역시 코론 다이빙의 즐거움은 렉다이빙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열심히 내리던 비가 코론타운에 다다르니 걷히기 시작한다.

역시나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 코론 용왕님께 이젠 말을 짧게 해야 겠다.

" 아늬, 이 양반이?? 낼도 함 봅시다! "

 

코론타운과 근처의 바다를 전체적으로 관망할 수 있다는 타파야스산 꼭대기가 눈에 띈다. 시간만 허락되면 잠시 올라 보려고 했었는데...

결국 비도 말리고 시간도 말리고... 다음에 코론에 가게 된다면 기필코 올라 볼 것이라 다짐 한다.

 


빗속에서  세탱크의 다이빙을 했기에 심신이 많이들 지쳐있었다.

 

"지치고 피곤들 하실텐데 마키닛온천에 가서 따스한 물에 피곤을 풀고 오면 어떨까요?"

- " 거가 어디야??"

" 필리핀 유일의 해수온천으로 수온이 40도나 되고..불라불라~~ "

 

귀찮아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모두 동참해 주신다.

그래서 방카가 부두에 도착하자 마자 웻슈트만 벗어 던지고, 곧바로 산호샵 앞에 있던 트라이시클을 잡아 탄다.

트라이시클에 3명씩, 두대가 출발~~

트라이시클 비용은 인원에 상관없이 왕복 300페소이고, 1시간동안 웨이팅시간을 포함한다.

물론, 웃돈은 없다.

팁도 없다.

여기는 필핀의 청정지역 코론이 아닌가!!!

 

하지만 작은 트라이시클에 살찐 사람들 3명이나 타니... 그 작은 오토바이가 무슨 산삼뿌리 먹었다고 힘을 내겠는가?

더구나 하루종일 내린 비에 길을 질척 거릴뿐이고... 오르막에 용을 쓰다가 결국은 하차..

리어카 밀고 올라가듯 하지 않은것만도 다행으로, 탑승과 하차를 반복해야만 했다.( 특히나 우리보다 앞선 트라이시클에는 다들 몸무게가...)

 

 

 

마카닛온천 입구에 도착하니 매표소외엔 눈에 띄는 시설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입장료는 1인당 200페소의 거금(울나라 돈으로 5천원)... 아마도 필리핀 현지인들이 이곳에서 온천욕을 즐기기란 힘들것 같다.

별다른 시설없이 몇개의 넓은 웅덩이만 파 놓고, 참으로 편하게 영업하는 곳이란 생각을 하며 온천에 들어 섰다.

" 와~~~! 따습다  "

 

물에 들어서자마자, 일시에 투덜거림 STOP!

 

푸욱~ 담그고 있자니 얼마 안있어 신체의 어느한(?) 부분이 추욱~ 늘어짐을 느낀다.

신체활동 분류 상 열심히 놀았던 하루였지만, 그래도 몸뚱아리는 따스한 위로가 필요했나 보다.

 

" 형님, 표정이... 지금 시원~~... 하신거 아니쥬??? "

코론타운에서 5키로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키닛 온천은 필리핀 유일의 해수온천으로 주변풍광이 아름답고 연중 40도 전후의  따스한 반신욕을 즐길 수 있어, 지친 여행객들의 피곤을 풀어주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코론이라면 다이빙 못하는 사람들이라도 트윈라군 호핑투어와마키닛온천만 있으면 부부동반 여행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것 같다.

 

정성스레 나무를 엮어서 만들어 놓은 다리. 주변에 맹글로브 숲도 분위기가 있어서 포토존으로 쓸만한 곳이다.

 

 

제대로 된 단체사진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서야 찍게 되는것 같다. 역시 나의 포토생활은 다분히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다.

역시 습관은 못 버리는 여자... 한국의 저녁 수영시간에 맞추어 발차기를 시작한다.  습관이란 무섭죠!

 

 

아리따운 러시아 여인네의 비키니자태도 감상 하고, 몸짱인 젊은총각들도 한 두명 기웃거려서 우리 와이프의 시선도 즐겁게 해 주었다.^^;

그럼 따질것 없이... 비긴거다..

 

 


온천욕을 보람차게 끝내고 달달~거리는 트라이시클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이미 캄캄한 저녁이 되었다.

간단히 샤워를 마친 후, 오늘은 산호다이브센터에서 직접 사모님이 만드신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다.

 

역시나 한식위주로 가득 차려져 있다.

첨 보는 메뉴도 있고, 직접 고안해 내셨다는 반찬 등... 사모님의 후한 정성이 느껴진다.

아릿따운 아가씨 한분이 손님으로 오셨는데, 다음날 열명이 넘는 대(大)군이 몰려 온다고 한다.

아... 우리의 산호샵 독점의 시간이 끝났구나~~ !

 

역시나...  밥 먹으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이슬이..." 이젠 제발 외국에서라도 이슬이는 좀 빼 주자고요~~!! 이슬이도 가끔씩 쉬어야지 원~~!"

 

원래는 마키닛온천 말고, 오후에 이 에이티비를 타고 싶어들 하셨는데, 땅이 너무 질퍽거려서 이용하질 못했다.

어람님께서 술 한잔 드시더니 더욱 간절해 지셨나 부다~~

 

저녁식사를 거나하게 묵고 가까운데 맥주집이나 찾아서 여운을 풀어보고자 하는사이....

또 다시 퍼붓는다. 그넘의 지긋지긋한 비가... 필리핀 하느님이 옹녀를 만났는지 마구 들이 붓는다...

 

숙소근처에서 잠시 비를 피하다가 ..

 

" 맥주는 개뿔!!! "

 

저마다 손바닥으로 머리를 가리고, 장대비 사이로 숙소를 향해 백미터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