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자랑 겸 가져간 친구의 주유소 마당에서 드뎌 이륙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눈팅을 하다보니 조종기마다 할당된 레버가 틀리다고 하던데, 이 조종기는 1모드인지 2모드인지도 모르는 상태...
하긴 전날 늦게 박스를 뜯어보고 대충 들여다만 봤을 뿐, 두살이나 드신 이 팬텀과는 아직도 많이 서먹하다.
음성으로 보아 참 좋은사람이라 느껴졌던 전 쥔장에게 "나 구매잔데 모드가 뭐요?" 하고 물어보니, 왠 모드? ㅋㅋㅋ 그런것 잘 모른신다고 한다. ㅠㅠ
그저 '이륙하고,전진하고,왼쪽,오른쪽,후진하면서 날리면...' 되신단다.
시동거는 방법은 알려주었고, 분명 어딘가 레버를 올리면 이륙 될거라 한것 같긴한데....
음... 잘 모르겠다.
두근거리는 맘을 억누르고 알려준대로 조종기에 레버 두개를 동시에 아래로 내려 5시 7시방향으로 움직이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힘차게 시동이 걸린다.
하지만 난 역시 RC문외한. 기본적인 레버조작도 모른 상태에서 이륙은 역시 쉽지가 않다.ㅠㅠ
쓰로틀키가 어딘지도 모른상태에서 오른쪽,왼쪽 레버를 만지작 거리다보니,
순간에 날아올라 주유소 천장에 가미가제처럼 장렬히 들이박는 영혼없는 팬텀...ㅠㅠ
아... 이게 동호횐 회원들이 말하던 바로 견적?(추락하면 돈들어 간다고 해서 만든 말인것 같음..)이란 말인가???
그것도 첫 이륙에서 곧바로 견적!
하지만 사람들이 왜 "팬텀,팬텀" 하는지 이유를 바로 알았다.
제법 심하게 부딪혔음에도 어디하나 깨져 나간것 없이 멀쩡하다.
워낙 튼튼한 재질로 만들어진 탓인지 프롭에 스크래치만 더 났을 뿐, 본체에 전혀 손상이 생기질 않았다.
아... 맷집이 대단해서 비싼거였구나...
이후 세번을 이륙과 랜딩에서 팬텀을 시맨트 바닥에 갈아 버렸다. ㅠㅠ
심장이 같이 쓸리는듯 마니 아파왔지만, 그러면서도 약간 손가락에서 적응이 될것같은 느낌이 온다.
처 박으면서(무슨 자전거도 아니고...) 레버의 기능과 방향을 배우기엔 그래도 너무나 비싼 물건인데... 어찌 됬든 그렇게
레버의 기능과 방향에 따른 역할을 알게 됬다...
그리고 더이상 시멘트 바닥에다 처박으면 정말 박살날것 같은 맘에
전원 오프!!
그리고 어제 아침에 일찍 충주댐으로 향했다.
밤새 '멀티로터카페'를 드나들며 폭풍 검색질을 하면서 어느정도 팬텀에 대한 공부와 비행에 필요한 잡다한 상식을
쌓았다. 그리고 머리속에선 밤새 시뮬레이터를 돌렸다.
이른 아침이라 할아버지 한 분만 어슬렁 거릴뿐 충주댐 공원은 무척이나 한산 하다.
사실 전날오후에 올려고 했었지만. 사람들이 있으면 위험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망설이다가 포기했었는데,
무척 다행이다 싶다.
드디어... 드넓은 잔디광장에서의 첫 비행!
고프로는 아예 매달지 안은채 후들거리는 어깨를 주물러 가며 드디어 이륙!!!
성공이다....
잘 나른다.
그것도 하늘 높이 아주높이...
큰맘먹고 200미터 이상 쓰로틀을 올려 보았다. 마치 30여년전 많이 날렸던 방패연 처럼 아득히 멀어져 간다.
왼쪽 레버를 움직여 가며 회전도 해보고 전진,후진 다 해보았다.
그리고 다시 내게 돌아와 주렴...
반대방향은 무척이나 헥갈렸지만 그래도 요축(Rudder?)을 돌려가며 방향을 잡고 전진(엘리베이터)레버를 밀어 올리니
술먹고 비틀거리는 사람처럼 내게로 돌아온다.
그리고 고프로를 장착했다. 그래도 첫 비행인데 인증샷은 남겨야지...
대신 주변에 댐도 있고, 관리소 사람들이 달려 올까봐 소심하게... 고도 유지를 ...
남이 볼세라 아주 짧게 찍고, 급히 마무리...
그리고 오후엔 일 끝나자마자 단월강 강가로 고고싱~!!
나머진 아래에 올려진 영상을 참조!
이렇게해서 포보기의 역사적인 첫 비행은 성공리에 끝났다.
위 영상은 편집만 했을 뿐, 베가스의 Stablizer필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젤로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아마도 고프로 자체에서 손떨림방지를 무리하게 높혀 놓은탓인가 보다. 어제 주문을 해서 다음주에 배송받게 될 짐벌(Walkera G-3D)을
사용하면 어떨까 궁금해 진다.
그리고 조종이 많이 익숙해 진다고 해도 300미터 이상 시야를 벗어난다면 방향을 잡기가 쉽진 않을 듯 하다.
아... 그리고 정녕 FPV로 가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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