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보기의 바다 이야기/해외 다이빙 이야기

⑤ 필리핀 마지막 낙원, 팔라완 코론으로 떠난 다이빙 여행

포보기(박해철) 2014. 9. 25. 12:11

 

걱정스런 날이 돌아왔다.

바로 '귀국하는 날~'

 

왜 걱정이 앞섰냐면, 코론 부수앙가 공항에서 11시 출발해서 마닐라 12:10분 도착!

마닐라에서 인천행 14:55분 출발인지라, 마닐라공항에서의 여유시간이 2시간45분 밖에 안되는 빠듯한 시간이었기에 그러했다.

우리나라 공항같으면 여유로울 시간이지만, 이곳은 연착과 결항이 밥 먹듯 이루어진다는 필리핀 아닌가!

더구나 비오고 바람만 좀 불어도 활주로를 폐쇄 해버리는 악명의 부수앙가 공항...

 

다시한번 시간을 무단 변경해서 사람 곤혹스럽게 만든 에어아시아 항공에 울화가 치민다.

- 그래서 마지막 날은 기상조건이 무조껀 좋아야만 했다.

 



■ 마지막 날 (9월 6일)

 

올때는 비록 힘들었지만 갈때는 부디 잘 가라는 걸까?

 

아주 화창한 날씨는 아니지만 햇살이 커다란 고목 사이로 솟아 오오르기 시작한다.

전날 비가 예고되어 있다고 해서 불안한 맘이 있었는데, 햇살이 드리워지니 한결 맘이 평안해 진다.

 

평화로운 코론타운의 이른 아침 전경이다.

 

비가 안오니 안심은 되지만, 떠나는 날에서야 이리 쾌청해지니 살짝 약 오르는 기분이다.

하기사, 한참 우기라고 하는 9월에 찾아왔으니 누굴 탓하랴~~ ㅡ.ㅡ;

 

아침을 풍성하게 챙겨먹고 숙소에 맡긴 위탁금을 챙긴다음, 우리는 산호다이브센터로 갔다.

 


출발을 앞두고 거국적으로 기념 촬영을 하게 된다.

어라? 3일내내 우리와 함께 해 주었던 환마스터님이 사진에 보이질 않는다. 다순과 제이슨의 얼굴도 안 보이고...

아마도 전날 왔다는 대군들과 이미 바다에 갔을것이다. 서운함 맘을 뒤로 하고...  


 


산호다이브센터 매니저 타비님, 맏형 역할을 하시는 제이강사님과 작별인사.

비록 우리와 함께 해주시진 못했지만 호남형의 부드런 카리스마가 사람들을 편안케 해 주신다.

그리고 도대체 몇개국어를 하는건지... 전날인가? 잠깐 사무실에 갔을때 보니, 중국사람 오면 중국어를, 일본사람 오면 일본어가 줄줄이

나오는 타비님...

음... 아마 영어는 못하겠지??? ㅋㅋㅋ


" 두분 모두, 혹은 같이(?) 무척 행복하시길 기원 합니다. 그리고 사모님, 음식 맛있게 먹었습니다 ! 산호식구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

 

 


산호에서 불러준 밴을 타고 부수앙가로 가는 길... 구름이 많아서 살짝 걱정은 되지만 비가 내리진 않는다.

뒷좌석에서는 형님들이 졸고 계시지만 포보기는 괜스레 조마조마 하다. 혹시라도 연착이 되면 안되는데...

연착되서 만일 오늘중으로 인천에 도착하지 못하면, 난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배창환님의 남은 양주 두병이 문제가 되었고, 7Kg의 오버차지가 생겼지만 넉살좋게 생긴 필핀 아자씨...

" 유 꼬레안? 오 캐이!! ~ 무사 통과!  "

부수앙가공항 사람들은 역시 한국사람들에게 호의적인가 보다.

짐작컨데, 그들의 직장 터전인 부수앙가 공항을 한국에서 지어주어서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말로 큰 행운이 따라 주었다. ^^;

 

세부퍼시픽 비행기는 생각보다 일찍 프로펠러를 돌리기 시작하더니 '연착'의 염려를 불식시키 듯, 오전11시 전인

10시 50분에 부수앙가 공항을 힘차게 출발 ~ !!  날아 올랐다.

 

코론의 푸른바다에 닭똥처럼 떠 있는 아름다운 섬들이 눈 아래로 아득히 멀여져 간다. 




 

 

■  에필로그 - To 함께 해주신 분들께...


 

팔라완 코론은 ...

 

제가 오랫동안 준비하고 고대했던 투어 였습니다.

포보기 혼자 외롭지 않게 귀한 시간을 함께 해준 형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궂은날씨와 부유물로 뒤집어진 바다가 다이빙의 즐거움을 많이 반감 시켰지만,

그래도 필리핀의 마지막 낙원이라고 불리는 팔라완의 코론은 무척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곳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전 마냥 행복 했습니다.

 

현지 사람들 모두 순수해 보였고, 3일동안 의지했던 산호식구들, 세심하게 배려해주신 마스터님들께도 정이 많이 들었네요.
무엇보다 형님들과 함께여서 더욱 즐거웠고, 조그만 방카와 깊고 어두운 난파선 안쪽에서 조차,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소중한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팔라완 코론투어였습니다.

아마도 계획처럼 와이프와 둘만의 여행 이었다면 이 만큼의 추억을 만들어 갈 수가 없었겠지요~

포보기는 벌써 코론을 향한 그리움이 또다시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찌 단도리를 해야 할지 걱정이 앞 섭니다. ㅠㅠ

 

지금까지의 좌충우돌 투어후기를 보아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포보기 -

 

 

 

아래는 꼭 필요한 사람만 보고, 다 들 패쓰 해 주시길...



■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 아님, 이실직고...

 

아... 이미 에필로그까지 다 쓴 마당에 ㅠㅠ

위에서 쓴글로 이 후기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건 책의 부록도 아니고, DVD에서의 부가영상도 아니고... 건어물 가게서 멸치 한 줌 더 떠주는것도 아닌...

조용히 삭이며 살아 갈 생각이었는데 같이 동행했던 의협형님의 반(?)협박에 굴복하고, 글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바로 후기 앞쪽에 썼던 '사고 친' 이야기...

 

하지만 이후엔 "누군가에게겐 유익 정보가 될 만한 이야기일수도 있겠다"고 자위하며 글을 시작한다.

(상황상 사진자료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다. ㅡ.ㅡ;)

 


 

세퍼 조종사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9월 6일 12:10분 도착예정이었던 마닐라 3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1:45분...

무려 25분의 여유가 더 생겼다.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3공항에 익숙한 식당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제안했다.

아... 너무나도 순조롭다.

염려했던 연착도 없고 시간적인 여유까지 더 생겼으니...

식당에 들러 모든 짐들을 한곳에 쌓아놓고 이거, 저거 맥주까지 시켜서 먹게 된다.

 

식사를 마친후, 다시 인천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끔찍하게 막히는 도로를 뚫고 무사히

마닐라공항 터미널4에 도착.

그때 시간이 아마 13시 30분 정도 였을것이다.

국제선 게이트가 있는 오른쪽 출입구에 들어갈려니 젊어 보이는 가드가 여권을 제출해 달라고 손을 내민다.

인솔자로서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 형님들, 저에게 여권을 모아 주세요!" 

 

마누님 여권까지 모두 5장의 여권을 인계받은 뒤, 이제 내 여권을 빼기 위해 카메라 가방에 앞 지퍼에 손을...

(꽈과광!!! 무슨 공포음악이라도 하나 넣어야 되는것 아닌가???)

 

" ㅎ어억! 없다... 여권이 만져지질 않는다... !  "

 

" 여보,  혹시 내 여권 자기가 가지고 있어? "

- " 아니 자기가 나한테 안줬는데?? "

내가 기억 하기로도 내 여권은 버릇처럼 카메라 가방의 앞지퍼에 넣고 다니기에

다시 한번 ...

뒷 주머니도 다시한번... 옆 주머니도 다시한번...

 

커다란 크기탓에 주머니도 많은 내 소니카메라 가방 ㅜㅜ

 

 

가드가 잘 찾아보라고 다시 종용한다.

그래서 가당치 않은 롤러백도 다시 한번...

"으아~~! 정말 없다!! "

날도 더운데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게 우째 이런일이...

3터미널 공항에서 밥 먹느라고 짐을 쌓아놓았을때 흘렸거나, 식당을 지나가는 누군가가 가방앞에 삐져나온 여권을

채 가버린것이라 짐작이 되었다.

 

- 그나저나 글이 너무 길어지넹~

 

결국, 필리핀 도착시 로밍 안내문에 뜨는 필리핀주재 한국대사관으로 전화를 넣었다.

전화 받는 담당자에게 여권 분실을 설명했더니, 마니 곤란해 한다

하필 휴일인 토요일 오후인지라 힘들것 같다고...그날 오후 당직과 연락해 본다고... 기다리라더니 잠시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음날 담당자와 연락이 된다고 해도 오후쯤에나 임시여권 발급이 가능할것 같다는 말을 한다.

 

"내일 오후에나 발급되면 모레나 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긴데, 그날이 추석날인데 말도 안됩니다~~~!!!"

 

홀어머니 혼자 계신 시골집에 가지못하면, 추석 지낼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구라 섞어가며 하소연을 하니, 결국은

당직인 듯한 사람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다.

 

전화번호를 메모 한 뒤, 곧장 달려간 곳은 좀 전의 마닐라공항 터미널 3.

왜냐하면 식은땀 뻘뻘 흘리며 전화질 하는 내게 에어아시가 여직원 한명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에어아시아 데스크로 나를 이끈다.

그러면서 내게 상황을 물은 뒤, 3터미널로가서 곧장 가서 분실물센터에가서 찾아보라고 권한다. 만일 찾게되어 20분전에만 돌아오면...

" 유캔 캐치 더 플레인~~~! "

그러면서 지금 즉시 청사옆에 있는 출구로 가면, 터미널 3로 가는 순환버스를 탈 수 있으니,  빨리 다녀오라고 말을 해준다.

- 도대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은 거지???

 

일행들에게 작별인사도 하지 않은채, 출구로 안내 되어 나가보니 정말 공항셔틀버스 하나가 서있다.

이미 시간은 두시가 넘어가는 시점이고...

버스가 서자 마자 터미널3로 급히 뛰어들어가 공항가드에게 " 웨어 캔 아이 파인드 로스트앤파운드???"

하고 말하니 2층으로 올라가란다. 이층에 들어가서 로스트앤파운드라고 써있는 화살표를 따라가 보니,

다름 아닌 세부퍼시픽 항공의 사무실...

" 아... 난 비행기에서 잃어버린게 아닌데..."

그래도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세퍼시무실로 들어가 직원 아가씨에게 여권분실 상황을 설명을 했다. 

난감한표정을 짓고 있는 여직원에게, 혹시나 전에 타고 왔던 부수앙가 비행기에서 한국사람 여권을 습득 한게 있는지 찾아봐 달라고 했다.

여기 저기 전화질을 하는 여직원 옆 의자에 앉아서 초조히 기다렸지만, 30분이 넘어가도 여러번 전화만 주고 받을 뿐... 찾았다는

소식은 없다.

시간은 이제 2시40분으로 향하고, 이젠... 체념하기로 한다. 

이윽고, 와이프에게 전화가 들어온다.


" 현재 우리는 기내에 들어왔고, 이제 10분 후 출발이야? 대체 어디 간거야?"

그때까지 와이프와 일행들은 내가 터미널3에 와 있는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이의 상황을 잠시 설명하고,

" 여보 난 비행기 못 타... 자기 먼저 한국에 들어가~~"

 

 엉엉

 

 

이 무슨,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2014 뉴로망,멜로.신파극 인가??


체념을 하고 나니 차라리 맘이 편해진다.

" 줴에길~! 낙담할 필요가 뭐 있나? "

 

일단, 난 지갑도 두둑하고(헤어지기전 어람님과 와이프의 달러를 모두 내 지갑에 꾸겨 넣었기에...)  

내 손엔 현대문명의 총아 스마트 폰이 쥐어져있다. 그리고 현재 나는 인터넷도 가능한 사무실에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이제 작업을 시작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좀 전에 메모해 놓았던 대사관 직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먼저 했다.

메모한 남자이름(이X규님)과는 달리 예상치 않게, 여자분의 친절한 목소리가 대답을 한다.

맛사지 받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고 하시며, 내 다급한 (절실한?) 목소리를 듣더니만 두시간 이후인 5시까지 대사관으로 찾아오라고

말씀을 해 주신다.. - 신분증과 사진 두장, 그리고 발급수수료 350페소가 필요 하다는 말씀과 함께...

"와우! 일단 살았다!! "


그리고 그때까지 옆에서 안타깝게 쳐다보던 예쁘장한 여직원에게 말을 건넸다.

"댓스이너프, 땡큐 소머취~! 버라이 개브업, 캔아이 유즈유어 컴퓨러?? "

 

선선히 승낙해주며 안쪽 사무실에 들어가 어려보이는 남자직원의 컴퓨터로 안내를 해준다.

이제 내 전공, 컴터로 작업을 시작했다.

일단 필핀주재 대한민국대사관 홈페이지를 찾아서 주소를 메모를 하고,

그 다음은 귀국할 비행기표를 다시 발권해야 하는 일...

어차피 대한항공,아시아나 저녁 비행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세부퍼시픽 항공사이트로 들어가서 다음날 탈 수 있는 비행기를 찾는다. 하지만 그 다음날 비행기는 오후 15:40분 비행기가 첫 비행기... 너무 늦다.

 그러면 울나라는 저녁시간,  고향으로 가는 버스도 끊겼을 때이다...

 

그래서 여기가 세퍼사무실임을 무시하고 에어아시아 홈페이지를 들어가본다 (옆에서 다 들 지켜보고 있었기에, 눈치가 좀 보였다 ㅡ.ㅡ;)

다음날 비행기가 오전 07:00출발, 뱅기가격은 3,600 페소!

울나라 돈으로 89,000원의 저렴이 티켓이 똬악!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달리 선택할게 뭐가 있단 말인가??

 

 

즉시 나의 비자카드로 발권을 마치고,

 "캔아이 유즈 프린터?? " ㅋㅋㅋ '캔아이'라는 구문 하나면 전세기라도 하나 띄어 볼 기세!!

 

※ 참고: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대사관 직원분이 발권할때 꼭 주의하라고 당부해서 알았는데,

내가 필리핀에 언제 입국을 했는지를 증명할, 여권분실전 비행기 티켓 복사본 하나를 꼭 만들라는 것이다.

입국 정보가 쉽게 확인되어야만 출국시 공항에서의 보안검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거란 말씀이다.

 

그래서 프린터를 쓰는 김에, 이전에 발권했던 정보를 모두 프린트 했다.

출력을 다 하고 나니 모두 6장의 출력물이 내 손에 들어온다.

출력물을 받아 들고 공항을 나서서 일단 택시를 잡아탔다.

일단 환전을 해야 하고 여권에 필요한 사진도 찍어야 하기에 시내에 있다는 SM몰까지 가기로 했다.

기사가 350페소를 부르기에 달러밖에 없다고 하니, 10달러를 부른다.(ㅠㅠ)

경유지로만 들렸던, 마닐라 공항밖에는 가본 적이 없는 포보기가 드디어 마닐라 시내로 불명예스럽게 진출을 하는 순간이다.

 

시내로 나가고 있는데 휴대폰 벨이 울리며 어떤 분이 한국에서 전화를 하신다.

" 난 어람님과 잘 아는 누구누구인데, 현재 상황을 전해 들었다. 외교부에 잘 아는 사람에게 연락을 해서 조치 해달라고 해 놨으니

걱정말고..."

사업을 하는 어람님께 예전에 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다. 사업상 정치권에 잘 아는 분이 있다고...

"아! 바로 그분 이구나~"

" 감사합니다만 문제가 다 해결되었고 발권까지 마쳤습니다. 감사 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분이 정확히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치권력쪽에 있는 분이라서 그런가, 몇 분 지나자 마자 또 다시 휴대폰 벨이 울린다.

" 저는 외교통상위원회 김XX서기관인데  성XX 수석님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

- " 아이고, 왜들 이런신데유~? 다 잘 해결되어서 여권 만들러 대사관 가는 길이여요~! "

"아! 그래요, 그럼 비행기 예약은..?"

- " 이미 발권 해 놓았습니다!"

어람님이 본인의 줄을 대어 내게 힘을 보태 주실려고 하신것인데, 그 줄이 필리핀에서도 가능 할 줄이야~~~ ㅋ 

 

다소의 정체 때문에 30분쯤 도착한 SM아우라는 그 규모가 제법 크다.

우리나라 왠만한 백화점,마트 정도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커다란 규모에 한번 놀랬다.

부수앙가에서 돌아오면서 마닐라 하늘에 다다랐을때,

"무슨 앉은뱅이 의자처럼 허연 건물을 저래 지어놨을까?" 하고 얘기했던 건물이 바로 그 건물...

 

 

사진을 찍기 위해 가드에게 안내를 부탁하니, 지하 2층으로 가라고 해서 한참만에 사진관을 찾았다.

여권용 사진을 부탁한다고 하니 330페소를 부른다. 오잉? 제법 비싼 편인것 같다.

우리나라와도 별 차이없는 가격.

금액표를 보여주며 얘기를 하길래 외국인이라고 더 받는것 같지는 않고, 촬영중인 사람이 있길래 옆에가서 일단 환전을 하기로 했다.

환전은 200달러를 해야할까 100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곰곰히 생각 해보니 그다지 페소를 쓸일이 많을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100달러만 부탁하니 4,340페소의 좋은 환율로 환전을 받았다.

 

침울한 기분탓이었는지 얼굴이 경직 되었나보다.

두번정도 사진을 찍더니만 사진찍는 아가씨가 좀 웃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이 웃을 기분인가? 그리고 여권사진에 웃는 얼굴이 가당키나 한가?  마지못해 입고리를 펴 본다.

결국, 그 사진으로 채택! 

모두 8장의 사진을 받아 들었다.

 

SM앞에서 한참만에 택시를 잡고  "두유노으 코리아엠버시 인 포트보니파시오?? "

하고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이며 곧 바로 타란다. 그러면서 100페소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땐, 왜 미터기로 가자고 하지 않았을까??)

시내거리에 대한 감이 없었기에, 일단 타기는 했는데 3분정도나 갔을까? 

바로 하차...내리란다.  "헐~...."

아마 1키로 정도 밖엔 오지 않았나 싶은데, 오른쪽을 보니 한국대사관이 맞다.

내리면서, "유, 베리 익스펜시브!"

물론 이모티콘에서처럼 손짓을 하진 않았다. 필리핀 여행시 주의 해야 할것이

우리랑 문화가 다른 현지인들에겐 손가락질은 금기 사항 중 하나이다.

 

총을 든 경비병들에게 용건을 설명하니, 알았다는 듯 대사관옆 쪽문을 열어준다.

방금전 도착 한것으로 보이는 대사관 당직직원과 조우하고 인사를 했다.

반갑게는 아니고, 다소 민망해 하며... ㅡㅡ;

이름이 주는 늬앙스와는 다르게 30대로 보이는 여자분이었는데, 누가 보기에도 참한 여성스런 분위기에 성실해 보이는 좋은인상 이었다.

 

커피 한잔 얻어먹으며 여행증명서를 만드는데 거의 한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여권담당을 전문으로 하는 직원분이 아니신지라 너무나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여권에 코팅을 입힐때도 조심 또 조심...

비록 시간은 걸렸지만 성심성의껏 자신의 금쪽같은 휴일을 내어 도와주는 모습에, 나는 미안해 하면서도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타국에서...

 

 

여행증명서가 다 만들어지고 난 후, 난  이제 어디로 향 할것인가를 정해야만 했다.

마닐라 길거리에서 노숙할 순 없지 않는가...

그래서 직원분께 마닐라가 초행길임을 얘기하고, 저가용숙소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소개 받은 곳은 신흥경제지구 마카티에 있다는 라세마(LASEMA)찜질방!

차로 20분쯤 거리에 떨어져 있는곳이라고 한다.

드디어 발행된 여행증명서를 받아들고 직원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나오니, 대사관앞 경비병들이 친절하게 택시를 세워 준다.

이젠 급할일도 서두를일도  없다. 맘이 이제 평온과 여유를 찾은 것이다.

택시의 뒷좌석에 타면서 이번엔 " 바이 미터 프리즈~~"

 

마카티를 향해 달리니 왠지 테헤란로 같은 느낌의 도심숲이 다가온다.

높다란 마천루가 인상적이고 지금껏 보아왔던 필리핀모습과는 달리 도시 전체가 깨끗한 모습이다.

 " 와~ 여기가 필리핀 땅이라니... "

 

ㅋㅋ 언제 이걸 찍었지?? 휴대폰으로 참 멋도없이, 의미도 없이 찍은 사진...

 

사진찍으려다가 잘못 찍힌(?) 동영상. ( 다 써먹을데가 있구먼...ㅋㅋ)

 

미터기를 이용해서 가게되니 역시 택시비가 저렴하다.(기억으로는 120페소 정도??)

마카티 찜질방앞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다 되어간다...

긴장도 풀리고 나니 좀 출출한 느낌...

 

찜질방 좌측에 넥스트도어(?)인가하는 식당이 있길래 무조건 들어가 보았다.

필리핀 현지식당이기에 메뉴가 수십가지인데 알아볼수 있는게 별루 없다.

그래서 선택 한것이 익숙한 이름의 라푸라푸xxxx(덴뿌라???)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보상심리 탓인지, 찜질방에서 라면먹고 잠들기는 싫었나 보다...

라푸라푸요리를 하나 시켜놓고 싼미겔 한병을 먹고 한병 더 주문했다.

아... 이제 내 몸뚱아리도 제 대접을 받게 되는군아~~~

 

밥 먹으면서 휴대폰사진을 찍고 (-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었을 와이프에게 연락하지 않고) 어람님 휴대폰으로 사진을 첨부해서

문자를 보냈다. 공항에 도착해서 이 사진을 보면 와이프가 안심을 하겠지...

 

저녁식사를 혼자서 청승스레 먹고난 후, 곧 바로 라세마로 들어갔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완전 한국식 찜질방이며, 맛사지도 가능하고 최장 12시간 사용에, 가격도 적당하다고 느껴졌다.

가격은 풀 패키지 가격인 999페소!

따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것 같은데... 인터넷으로 예약시 가능한것 같다.

어째튼, 내 처지엔 아웃오브안중~~!

 

일단 좀 자야 겠기에 11시쯤  맛사지를 요청하고, 곧장 샤워를 한 다음 취침실에 향했다.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어서 모든게 잘 처리되었고, 걱정말고 낼 오후에나 보자고 안부를 전했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기에, 연락해야 될 몇 사람들에게 카톡질을 좀 한 다음, 거의 닳아진 배터리 때문에 더 이상 사용치 않고 전원오프...!

워낙 초저녁 잠이 없는 내가 이리 빨리 잠이 들 줄이야....폭풍수면이란 말도 있나?? 지어내기 나름이겠지만...ㅋ

 

밤 12시가 넘어선 시각, 맛사지 받을 순번이 그때서야 왔는지 카운터에서 잠든 나를 깨우러 왔다.

자다가 맛사지 받을려니 귀찮기도 했지만 마닐라 맛사지가 좋다는 어느 형님 얘기가 생각이나

맛사지 룸으로 들어갔다.

" 하~~! "

 

 

이 아줌마가 등에 올라타더니 거의 인간을 학대 하듯, 잘근잘근 밟아준다.

발가락 끄트머리 부터 탈모가 한창 진행중인 머리카락 끝까지...

맛사지 받다가 잠든 적은 많아도, 이리 확 깨는 경우는 별루 없었다..

아... 이래서 본토 '마사지' 하는거 구나...

한시간 마사지 였지만 시간을 보니 10분 정도를 더 해주는것 같다.

정말 받아본 필리핀 맛사지(7년전 태국맛사지를 제외하고...)중 최고였다.

복불복이겠지만 정말 시원스레 몸이 녹아난 것 같았다.

포보기가 서러울까봐 마사지라고 제대로 받고 오라는 그 누구의 배려가 아닐까? 하고 의심했을 정도... ㅋㅋ

하지만 도네이션 봉투에 담아준 팁은 꼴랑 50페소... 주머니에 미리 담아놓은 돈이 이게 다 였다.

 

 

 

맛사지를 받고 나니 왠지 라면이 땡긴다.

컵라면 하나에 100페소~! 후르릅 쩝쩝, 시원하게 싼미겔 캔이랑 들이킨 후에, 다시 잠자리를 청해본다...

하지만 말똥말똥!~~

다시 일어나 휴대폰을 켜니 5분도 못되어 전원이 꺼진다.

카운터에가서 충전기를 빌리려하니, 우리에겐 젤 흔한 갤럭시S용 충전기가 없단다ㅠㅠ

할 수 없이 TV보면서 뒤척이다가 잠을 다시 청하긴 했는데 1시간이나 제대로 잤을까???

 

일어나려 했던 새벽3시 30분쯤 눈이 저절로 떠진다.

샤워를 한 번 더 한다음 바깥으로 나오니 아직도 칠흙같은 어둠의 마카티...

입구를 지키는 가드에게 택시를 잡아달라고 요청하니 혼쾌히 택시를 하나 잡아준다.

 

이번에도...

 '바이 미터 프리즈~ "

"앤 플리즈 고우 투 에어포트, 엣 터미널 3 "

고고 

 

 

 


그렇게 해서 난 다음날 11시40분에 난 인천공항에 도착 할 수 있었고, 추석을 제때 지낼수 있었으며,

이 기나긴 후기의 마지막 장을 오늘에서야 끝 마칠수 있었다.

 

 

Bye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