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보기의 바다 이야기/해외 다이빙 이야기

2016년 아닐라오 가족다이빙 3일차 -따가이따이 따알화산

포보기(박해철) 2016. 3. 23. 18:38


돌고 돌아가는길...


아침일찍 (8시30분 쯤) 출발 했지만...

한시간 정도면 도착한다던 따가이따이시티는 두 시간이 지나가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답답한 맘에 휴대폰에 네비(MAP.Me라는 어플)를 켜보니 가까운 길을 놔두고 뺑~ 돌아가고 있는것이 아닌가?



네비를 보여주며 "디씨스 더롱웨이!"  하면서 드라이버에게 따지고 물으니, 최단거리인 길들이 모두 공사중이라 한다.

그렇게 해서 거의 3시간 걸쳐 따가이따이 시티에 도착을 했다. ㅠㅠ

이리 먼 줄 알았다면 아마도 계획을 수정 했을 것이다. ^^;


따가이따이 시내(市內)에 들어서니 바탕가스 시내와는 달리, 잘 정돈된 깨끗한 이미지의 건물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고급펜션이나 화려해 보이는 호텔,카지노,콘도들이 보이는것으로 봐서, 필리핀에서도 매우 고급진 휴양도시라 깨닫게 된다.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 도착한 우리는 드라이버가 강추한 '조세핀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당은 실내와 실외로 운영되는데, 실외가 전망이 좋을것 같아서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실내를 거쳐서 실외식당으로 나오니, 역시나 드라이버가 '베스트뷰'라고 칭찬했던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식당의 메뉴는 여느 필리핀 로컬식당처럼 시푸드 계열이 많으며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깔끔히 좋았다.

식사비로 1,500페소 정도 지출했는데, 이 때만해도 난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울거라 생각 했다는... ㅠㅠ





식사를 마치고 방카를 빌려타기위해 우리는 언덕아래에 있다는 선착장으로 향했다.

좁고 꾸불꾸불한 도로로 하염없이 달려 내려가니 제법 커다란 동네가 나온다.


역시나 한국인들의 저력이란... 이곳에서도 익숙한 글자들이 보인다.

따가이따이 화산투어는 선착장에 있는 투어업체를 이용해야 하는데 보통 '방카대여비+공원입장료+조랑말 (마부)' 이 합쳐진 패키지를

이용하게 된다.

여기서 우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투어금액이 샤크의 최강사님이 적어준 예상비용과 많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위 사진의 한인업체에 가서 4인 총 비용을 물으니, 1인당 1,000페소인 4,000페소를 부른 것이다.



샤크의 최강사님은 4인경비로 2,500~3,000페소면 충분하다는 내용으로 가격을 메모 해 주었는데...

그래서 주머니 씸짓돈 6,000페소를 확인하고 달러조차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다.


주머니를 뒤집어보니 가진돈은 밥먹구 남은 돈 전부 합쳐서 4,500페소 정도 인데, 돌아가는길에

와이프 생일기념(매해 정월대보름이 마누님 생일이다보니 잊을 일이 없다!)으로 케이크를 사갈 비용을 생각하니

아무래도 바가지요금에 휘둘려선 아니 될 것이었다.

근처 한인업체 한군데 더 들려 보았지만 오히려 200페소가 업↑되는 비용을 제시 받았고 ㅠㅠ

그래서 드라이버에게 로컬업체로 가자고 요구를 해서 현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들어가 금액을 문의하게 된다.


그리하야,

처제의 미인계까지 총동원해서 만들어진 투어비용은...

최종 3,400 페소!


그럼에도 비싸다 느꼈지만 주머니에 4,400페소정도가 아직 남아 있으니 1,000페소 정도면

케잌 사갈 비용정도는 남게 될 것이란 예측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사태가 발생을 했으니...






꼬깃꼬깃 천페소를 뺀 3,400페소를 내미니

필핀사장이 씨커먼 인상과 함께 천페소 두장을 돌려주면서 말쓰믈 하신다.

" 올드머니!! "

" 왓~??? "

" 디씨스낫 유스풀 머니!! "




아~! 이 돈은... 바로

여행출발 전 부랄친구가 경비에 보태 쓰라고 전해 준, 그 따스하고 아름다운 우정의 돈 아닌가??

3년전인가? 필리핀의 지폐가 바뀐것은 알고 있었지만, 2년전 두마게티에 다녀온 친구가 전해 준 돈이 바로 이 구권화폐라니...

설마하고 비교 해 보니 역시 차이점이 발견된다ㅠㅠ


나는 "뱅크! 뱅크!! 체인지더머니!" 했지만 우리 필리핀꾸야는 고개를 흔들며 손을 내 저을 뿐....

전날이라도 신권화폐와 한번 비교를 해 보았음 리조트에서 환전을 해 올 수 있었을 텐데...

남은 돈의 절반이 못쓰는 돈이라니...



아... 무려~ 3시간을 걸려서 왔는데....

결국 체념을하고 한가로이 기다리고 있는 드라이버가 있는 밴으로 돌아왔다.


드라이버가 무슨일이냐고 묻길래 구권화폐라 거절당했다고 얘기를 했다.

몇백도 아닌, 2,000페소가 모자란데... 그 돈은 필리핀 사람들이 지갑에 넣어다닐 정도의 금액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드라이버에게 물어 본다.

"두유해브머니? 위니드 투싸우젼드페소!! "

망신에 이런 망신이 있을까? 팁을 못 줄 망정, 돈 빌려달라 애원을 하고 있으니...ㅠㅠ


그런데...

드라이버가 주저없이 얄거운 지갑을 꺼내더니만, 

천페소짜리 두장인 2,000페소를  똬악 ! 꺼내주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다시 달려가 즉시 '따가이따이화산'을 향해

출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여행의 묘미를 이렇게 처절히 느끼게 될 줄이야~~ ㅋㅋㅋ


따가이따이 화산으로 가는길은 방카를 타고 드넓은 따알호수를 건너게 되는데, 호수가 마치 바다처럼 보였다.

(구글지도에서 우리가 출발한 지점간 거리를 찍어보니 장장 6Km로에 달했다.)

파도까지 치길래, 혹시나 해서 손가락에 찍어 물맛을 보니 짠맛이 나진 않는다 ^^;


30~40분정도 걸려서 섬에 상륙하니 여기저기 말을 타고 다니는 현지인들의 모습들이 보인다.


도착한 순서대로 조랑말이 대기해 있다가 조랑말을 타고 필리핀인 마부와 함께 산을 오르게 된다.

하루에 몇번을 진행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조랑말이나 마부는 지치는 내색없이 걷다,뛰다 하면서 부리나케 600미터에 이르는 산 정상을

겨우 30분 정도에 도착을 하고 만다.

출발전 먼지가 많이 난다고 마스크를 사라고 호객들을 했지만 시골에 깡촌출신들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ㅋㅋ  (실은, 돈이 없어서...ㅠㅠ) 



정상도착!!

역시! 머찌다!!


사실, '따가이따이 화산'이라 부르는것은 정확한 명칭이 아니고, 화산이 유명한 이 지역을 통칭하는 듯 하다.

화산의 정확한 명칭은 'Taal Volcano' 즉, '따알화산'이라는 얘기다.


필리핀이란 큰 섬안에 따가이따이市가 있고, 그 안에 따알호수가 있고, 따알호수 안에 따알화산이 있으며, 화산안에

작은호수(칼데라)가 또 있고, 봉긋 솟아난 작은섬이 있는 것이다.

" 아구.. 정신없어라... "



이 처럼되어 있는 '복식화산'은 전세계에 몇개 안된다고 하는데. 수억 년 전 화산이 폭발한 뒤 길이 25km, 폭 18km에 이르는

따알호수(Taal Lake) 가 형성되었고, 1977년 다시 화산 폭발이 일어나 화산 분화구 안에 다시 작은 분화구가 생겼다고 한다.

타가이타이의 뜻은 '아버지의 엉덩이를 걷어차다'라는 뜻인데 예부터 이곳에 불효자가 많이 살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ㅋㅋ

(동네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 관리 잘 해야 할것 같다..)


원형으로 따알호수가 감싸고 있어서 산아래를 바라보면 사방으로 푸른 호수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분명 2,000페소를 빌려서 억지로라도 온 보람이 있는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구입하려 했던 와이프의 생일케익은 결국 돈 없는 거렁뱅이 신세가 된지라 포기하고 말았다.ㅠㅠ

그래도 이번여행의 시작은 마눌님을 위로하기위해 내가 준비한 선물 아닌가?

그걸 생일 선물로 퉁! 치자고 마눌에게 말은 했지만,

무슨 핑계든 무조껀 케익을 대령해서 신나게 파티를 열어 준 보홀 '딥블루리조트'의 황득구 사장님이 그리워 지는 저녁이었다.  




하루죙일 피곤 했지만...

간만에 훌륭한 맛사지를 받고나니 잠이 오질 않는다.

전날과는 달리 젊은 나이의 아가씨들이었는데, 젊은 탓인지  약력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예전 마닐라에서 받아 본 '본토맛사지'를 받은 느낌 ^^

날 제외한 세명은 다음날 일출을 본다고 일찌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에 글루갓바보이산을 재등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질체력인 나는 가래고치지 말아야 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극구 사양을 한 터 였다 ^^;


그래서 12시가 넘었을 시간에 카메라를 주섬주섬 챙겨서

바닷가 이층쉽터로 뚜벅뚜벅 내려가 본다.

밤바다는 역시나 고요하고 평화롭다. 정원대보름날 밤.

이곳 필리핀의 달도 더 크고, 더 환해 보였다. 







3일차 유튜브영상